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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쇼핑·소비자

‘무설탕 케첩’도 ESG가 되나요

등록 2021-06-10 16:48수정 2021-06-11 02:50

소비자원, 국내 가공식품 당류·나트륨 함량 조사
“영양성분 개선 통한 ESG 강화 글로벌 트렌드” 강조
하인즈 무설탕 케찹. 크래프트하인즈 제공
하인즈 무설탕 케찹. 크래프트하인즈 제공
덜 달고 짠 식품을 만드는 것만으로 ESG 경영을 실천할 수 있다?

한국소비자원이 10일 국내 주요 식품사에 가공식품에 포함된 당류·나트륨 함량을 낮출 필요가 있다고 권고하면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를 언급해 눈길을 끈다. 소비자원은 이날 2012년 이후 조사해 변화를 추적할 수 있는 가공식품(당류 관련 111개, 나트륨 122개)을 대상으로 함량을 확인한 결과, 당류는 32%, 나트륨은 49% 제품만이 함량이 감소해 여전히 저감화 노력이 추가적으로 필요한 것으로 파악했다.

품목별로는 어린이 음료 7개 제품 중 5개의 당류 함량이 줄었고, 어린이 치즈는 13개 제품 중 12개나 나트륨이 줄어 ‘어린이 대상’ 제품은 관련 함량이 대체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과자는 20개 중 10개의 당류 함량이 오히려 늘었고, 즉석죽은 9개 제품 모두 나트륨 함량이 증가했다. 소비자원은 지난 10년간 조사 결과와 관련해 당류·나트륨 저감 계획을 제출했던 사업자들의 제품(51개) 중에서도 27개(53%)만 실제 관련 함량이 저감된 것으로 확인했다.

최근의 ‘단짠’(달고 짠맛) 인기에 당류·나트륨 함량이 거꾸로 늘어난 제품이 적지 않자, 소비자원은 소비자 건강 측면에서만 강조하던 이전과 달리 ‘다른 각도’로도 기업들에 관련 함량 저감화 이행 노력을 재차 당부했다. 소비자원은 “영양성분 개선을 통한 ESG 경영 실천이 글로벌 트렌드로 부각되고 있다”며 “우리나라 기업들도 전향적인 당류·나트륨 저감화에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홍준배 소비자원 식품미생물팀장은 “당류·나트륨 함량 감축에 대한 구체적 목표와 실천이 세계적 트렌드에도 부합하다는 점을 강조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소비자원이 대표 사례로 든 네슬레(스위스)를 비롯해 크래프트하인즈(미국), 다논(프랑스) 등 글로벌 식품사들은 자사 누리집에 당류·나트륨·포화지방과 관련한 목표를 비롯해 이행 수준을 ESG나 지속가능성 등의 차원에서 공개한다. 식품기업으로서 단지 맛있는 음식뿐만 아니라 ‘건강한 음식’을 만드는 게 사회에 기여하는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네슬레와 크래프트하인즈는 세계보건기구(WHO)가 권고한 일일 영양성분 섭취량을 바탕으로, 구체적인 목표치와 기한·이행률 등을 공개하고 있다. 케첩으로 유명한 하인즈는 목표 수준을 맞추기 위해 2018년 무설탕 케첩을 출시했고, 케첩·드레싱·탄산음료 등 주요 판매 제품별 관련 함량 상한선을 못박아두기도 했다.

국내 식품기업은 그간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정부 주도의 나트륨 저감 정책에 동참하거나 외부 공개 없이 내부 자료로만 활용하는 데 그쳤다. 업계에서는 아무리 취지가 좋아도 ‘단짠’을 선호하는 소비자 입맛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춰 변화할 조짐은 보인다. 국내 한 식품사 관계자는 “국내 식품기업도 내수에만 의존하지 않고 해외사업을 적극적으로 하기 때문에 향후 영양성분 함량 목표치 공개 등 글로벌 기준에 맞춰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수지 기자 suj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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