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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진 “홍보실장이 오해받을일 하지 말란다”

등록 2021-06-08 17:51수정 2021-06-09 10:24

‘미안하다 고맙다’ 연일 논란에
주주들 “SNS 그만해라” 성토
전문가도 “조직 수장으로서 영향력 고려해야”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인스타그램 갈무리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인스타그램 갈무리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연달아 쓴 “미안하다 고맙다” 표현이 연일 논란이 되자 8일 “50년 넘는 습관도 고쳐야 한다”는 글을 올렸다. 앞으로 논란이 될만한 글을 쓰지 않겠다는 취지를 돌려 표현한 것이다. 총수의 에스엔에스 활동이 ‘기업 리스크’로도 불거질 수 있는 상황에서 정 부회장이 향후 에스엔에스 활동에 신중을 기하기로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오후 5시께 정 부회장은 인스타그램에 자신의 안경 사진과 함께 “난 원래 가운데 손가락으로 안경을 쓸어 올림. 길고 편해서. 근데 우리 홍보실장이 오해받을 일 하지 말란다 자기 힘들다고. 미안하다 민규(홍보실장 이름). 50년 넘는 습관도 고쳐야 한다. 이제 제일 짧은 손가락으로 올릴 거다”라는 글을 올렸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부회장이 앞으로 논란이 될 만한 발언을 SNS에서 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인스타그램 갈무리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인스타그램 갈무리
정 부회장은 전날 밤늦게 인스타그램에 반려견 추모 글을 올린 뒤 논란에 휩싸였다. 정 부회장은 누워 있는 푸들 강아지 사진을 올리면서 “실비 2012-2021, 나의 실비 우리집에 많은 사랑을 가져다 주었어 실비 정말 미안하고 고맙다. OOO OO OOOOO O OO OOO”라는 문구를 남겼다.

평범한 애도 표현이지만 이 문구는 의도와 관계 없이 정치적인 해석으로 비화한 탓에 8일 내내 논란이 가열됐다. 앞서 지난달부터 정 부회장은 생선이나 고기 등의 생물 사진을 올리면서 “가재야 잘가라 미안하다 고맙다” “잘 가라 우럭아. 니(네)가 정말 우럭의 자존심을 살렸다. 미안하다 고맙다”라는 말 등을 남겼다.

이를 두고 온라인에선 문재인 대통령이 대통령 후보 시절인 2017년 3월 진도 팽목항을 찾아 방명록에 “얘들아, 너희들이 촛불광장의 별빛이었어. 너희들의 혼이 1000만 촛불이 되었다. 미안하다 고맙다”고 쓴 것을 비꼰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왔다. 당시에도 문 대통령의 “미안하다 고맙다” 문구를 두고 “뭐가 고맙다는 것이냐”는 논란이 불거진 바 있다. 또 정 부회장이 고기 사진에 “너희들이 우리 입맛을 세웠다”고 쓴 것에 대해서도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세월호 분향소에 “너희들이 대한민국을 다시 세웠다”고 쓴 것을 바꿔썼다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정 부회장은 이런 논란이 일자 “입맛을 세웠다”고 쓴 글은 서둘러 삭제했지만, “미안하고 고맙다” 문구는 마치 시리즈처럼 ‘sorry and thank you’, ‘OOOO OOO’(미안하다 고맙다)로 새로운 게시물마다 ‘변주’해 활용했다. 신세계그룹 쪽은 그간 “전혀 다른 의도가 없었다”고 강조하는 와중에, 정 부회장이 온라인에선 이미 유행하는 ‘밈’이 돼버린 문구를 본인의 반려견 추모 글에도 끌어와서 쓴 것이다.

이에 이마트 주주라고 주장하는 이들은 정 부회장의 게시물 댓글과 이마트 종목토론방 등에 “오너 리스크다. SNS를 멈춰달라”, “일론 머스크를 흉내 내는 건가. 주주들에 대한 일말의 책임감이 있으면 이렇게 처신할 수 있나”, “혼자 기업이면 멋대로 해도 되지만 한 회사의 기업 오너로서 신중하게 생각하고 행동해야 한다”는 등의 글을 올렸다. 정치적으로 여권을 지지하지 않는 누리꾼들은 “앞으로 이마트에서만 사겠다”며 지지에 나서기도 했다.

기업 홍보 전문가도 정 부회장의 이런 에스엔에스 활동이 ‘도를 넘었다’고 봤다. 기업인 개인 브랜딩(PI) 전문가인 김기훈 한국PR기업협회장은 “정 부회장이 조직 수장으로서 기업 직원들과 조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계속 논란이 되는 글을 올리는 것은 자칫 외부에 무례하고 교만해 보일 수 있다”며 “애초에 의도가 없었더라도 조직 구성원들을 고려해서라도 논란이 됐다면 중단하는 것이 맞는다”고 지적했다.

박수지 기자 suj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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