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돈에 대한 열망이 글로벌 평균 대비 2배 이상인 것으로 조사됐다.
8일 시장조사기업 칸타의 ‘칸타 글로벌 모니터 2020’ 조사 결과를 보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자산에 대해 한국인은 돈(53%), 시간(20%), 열정(19%), 정보(7%), 공간(1%) 순서대로 응답했다. 응답자 절반 이상이 돈을 가장 중요한 자산이라고 선택한 것이다.
한국을 포함한 조사 대상 국가의 응답자 평균은 시간(35%), 열정(25%), 돈(23%), 정보(16%), 공간(2%) 순이다. 이 조사는 칸타가 운영하는 ‘월드 패널’에 포함된 영국과 미국 등 25개국 3만3천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1월20일~3월11일까지 진행됐다.
칸타는 이를 토대로 소셜 데이터 분석 도구를 사용해 ‘2021년 1~4월’과 ‘2020년 1~4월’ 기간 중 한국인이 소셜미디어에서 언급한 ‘돈과 관련된 키워드 30위’를 추출해 비교 분석을 진행했다. 그 결과 주식이 매우 중요한 자산관리 수단으로 급부상한 것으로 나타났다.
언급량 기준 1~3위 키워드가 2020년에는 부동산, 투자, 경매 순이었으나 2021년에는 투자, 주식, 부동산 순으로, 주식 언급량이 부동산을 앞질렀다. 1년 전 대비 순위 상승률이 두드러진 키워드는 해외주식(20위→6위), 금리(29위→16위), 현금(27위→18위), 삼성(18위→12위) 등이었다. 순위권에 새로 진입한 키워드는 분양권(13위), 반도체(19위), 세금(21위), 화폐(25위) 등이었다.
최문희 칸타코리아 상무는 “코로나19가 한국인이 자산관리 및 투자, 경제적 안정감을 더욱 중요하게 인식하는 계기가 됐으며, 앞으로 한국에서 금융교육과 재테크 서비스가 매우 중요한 사업영역으로 등장할 것”이라고 짚었다.
또한 한국인은 코로나19에 대한 우려 수준도 다른 나라에 견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칸타가 한국을 포함한 21개국을 대상으로 진행한 ‘코비드19 바로미터’ 9차 조사에서 ‘코로나19 상황에 대한 우려 수준’을 평가하는 모든 항목에서 한국은 부정적 응답률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이번 조사는 지난 4월 21개국 소비자 1만1천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구체적으로 ‘현재의 코로나19 상황은 내 일상생활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전체 평균 63%, 한국 78%), ‘코로나19에 감염될까봐 걱정된다’(전체 평균 46%, 한국 58%), ‘미래가 많이 걱정된다’(전체 평균 47%, 한국 58%) 등 3개 항목에서는 한국인의 동의율이 전체 평균 대비 10%포인트 이상 높았다. 특히 1년 전보다 젊은층의 불안도가 크게 상승했다. ‘미래가 많이 걱정된다’ 항목의 응답률을 연령대별로 분석하면, 18~34살은 3차 46%에서 9차 62%, 35~54세는 3차 46%에서 9차 57%, 55세 이상은 3차 53%에서 9차 55%로 변화했다. 55살 이상의 증가폭은 2%포인트에 그친 반면, 18-34살은 16% 포인트, 35-54세는 11% 포인트로 젊은층에서의 미래 불안 수준이 현저하게 높아졌다.
최문희 상무는 “코로나19 상황 및 미래에 대한 한국인의 과도한 부정적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사회안전망 강화 등 안전감을 높이기 위한 사회적·제도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수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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