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몰 지(G)마켓·옥션 등을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이 유통 대기업 롯데와 신세계의 ‘2파전’으로 치러질 가능성이 커졌다.
7일 유통업계 설명을 종합하면, 이날 오후 이베이코리아 매각을 위한 본입찰에 롯데쇼핑과 신세계그룹의 이마트가 인수의향서를 제출했다. 앞서 예비입찰에 참여했던 에스케이(SK)텔레콤은 발을 뺐고, 홈플러스 대주주 사모펀드(PEF) 엠비케이(MBK)파트너스는 ‘여지’를 남겼다. 엠비케이 관계자는 “이베이코리아에 계속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며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되기 전까지 참여할 수 있다는 취지로 ‘불참’에는 선을 그었다.
롯데쇼핑과 이마트가 써낸 인수 가격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당초 4~5조원에서 거론된 이베이코리아의 몸값이 크게 내려가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월 이베이코리아의 매각이 공식화된 뒤, 롯데와 신세계는 곧장 유력 인수 후보로 떠올랐다. 오프라인 유통에서는 이들이 ‘전통의 강자’지만, 온라인 쇼핑 시장에서 자력으로 점유율을 끌어올리기가 버거운 상황이라서다.
지난해 국내 온라인 쇼핑 거래액(161조원) 기준 점유율 1위는 네이버(17%)고, 쿠팡(13%)과 이베이코리아(12%)가 뒤를 잇는 것으로 추정된다. 롯데쇼핑이 운영하는 롯데온과 신세계의 쓱(SSG)닷컴은 점유율이 각각 5%, 3% 선으로 추산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베이코리아를 품는 기업은 곧장 업계 3위 기업으로 올라서게 된다. 2000년 한국에서 영업을 시작한 이베이코리아는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 유일하게 흑자를 내는 종합 온라인몰이기도 하다.
다만 최근 몇년새 국내 온라인 쇼핑 시장이 재편되면서 이베이코리아가 네이버와 쿠팡에 밀려 성장률이 둔화되고 시장점유율도 낮아지고 있다는 점에서 인수 후보 기업도 고심할 수밖에 없다. 수조원을 들여 덜컥 인수했다가 자칫 ‘승자의 저주’에 빠질 수 있어서다. 이베이는 롯데와 이마트의 인수가격을 포함한 양쪽 제안서를 보고 이르면 다음주 중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수지 기자
suji@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