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들어온 음식을 제때 맞추기 위해 도로를 빠르게 지나가는 배달 라이더. 연합뉴스
오는 8일 배달의민족의 한집 배달 서비스 ‘배민1’(배민원) 출시를 앞두고, 쿠팡이츠가 배달비 무료 정책을 다시 꺼냈다. 출혈경쟁을 불사하는 업체 간 경쟁에 배달 시장이 다시한번 요동칠 전망이다.
쿠팡이츠는 지난 1일부터 신규 고객을 대상으로 배달비 무료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달 가입자에 한해 이달 말까지 하루에 한번씩 배달료 결제에 쓸 수 있는 최대 4천원짜리 쿠폰을 제공한다. 첫 주문을 할 땐 5천원 할인쿠폰도 덤으로 준다.
배달비 무료 서비스는 2019년 5월 쿠팡이츠가 사업을 시작할 때 ‘한번에 한집 배달’과 함께 내놓은 서비스였다. 다른 배달앱이 3~5건을 묶어 배달하는 것과 달리, 단 건 배달을 기준으로 삼으면서 동시에 통상 2~3천원인 배달비도 따로 받지 않았다. 최소주문금액 제한도 없었다. 이런 차별화 덕택에 쿠팡이츠는 시장을 빠르게 잠식해갈 수 있었다.
실제 쿠팡이츠의 시장점유율은 지난 1월 현재 13.6%로, 사업 시작 2년이 채 되지 않아 업계 2위 요기요(17.0%)를 위협하는 수준까지 뛰어올랐다. 이미 강남 3구 지역은 쿠팡이츠의 점유율이 시장 1위 배민보다 더 높고, 서울 전체를 놓고봐도 배민과 쿠팡이츠가 엇비슷하다는 게 업계 추정이다.
업계에선 쿠팡이츠가 다시 배달비 무료 정책을 꺼내든 배경엔 배민이 조만간 선보이기로 한 ‘배민1’을 견제하기 위해서라는 해석이 많다. 배민은 8일 서울 송파구부터 그간 쿠팡이츠만의 서비스였던 ‘한집 배달’ 서비스를 시작한다. 업계에선 단건배달을 업계 1위인 배민이 시작하면 쿠팡이츠의 성장세도 한풀 꺾일 것으로 내다본다.
쿠팡이츠에 이어 배민까지 단건 배달에 나서면서 ‘라이더 구인’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소비자가 원할 때 배차가 되지 않으면 다른 플랫폼으로 곧장 주문이 뺏기기 때문이다. 쿠팡이츠가 지난달 말 라이더 등급제인 ‘리워드 프로그램’ 도입을 발표한 까닭이다. 전달 배달건수가 많은 라이더에게 높은 등급을 부여하고, 고정 배달비를 높인다는 내용으로, 라이더들을 장기적으로 플랫폼에 묶어두려는 전략이다. 배민도 라이더들에게 한집 배달을 독려하는 차원에서 오는 20일까지 10건 이상 배달한 라이더들을 대상으로 추첨해 아이오닉5, 전기바이크 지급하는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당장 배달비 출혈경쟁으로 업체 누적 적자가 커지면 장기적으로는 소비자나 점주의 부담이 커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박수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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