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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유업 매각에 상한가…새 주인 한앤코, 웅진식품 선례 재현할까

등록 2021-05-28 15:10수정 2021-05-30 08:13

지난 4일 남양유업 최대주주인 홍원식 전 회장이 불가리스 사태에 사과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지난 4일 남양유업 최대주주인 홍원식 전 회장이 불가리스 사태에 사과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남양유업이 홍원식 전 회장 일가 지분 매각에 상한가로 치솟았다. 사모펀드(PEF) 한앤컴퍼니가 남양유업 경영권을 인수하면서 ‘총수 리스크’가 해소되리라는 시장의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향후 한앤컴퍼니의 사업 전략과 고용 승계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28일 남양유업 주가는 개장 직후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아 전날보다 13만1천원(29.84%) 오른 57만원을 찍었다. 전날 장 마감 이후 남양유업은 한앤컴퍼니에 최대주주 일가의 지분 전량(53.08%)을 약 3100억원에 매각한다고 공시했다. 지난달 남양유업은 불가리스가 코로나 바이러스 저감에 효과가 있다는 주장을 폈다가 영업정지 처분 등의 역풍을 맞닥뜨리게 되자, 결국 홍 전 회장이 최대주주의 지분 전량 매각이라는 결정까지 내린 것이다.

홍 전 회장은 27일 공시 이후 임직원들에게 전체 메일을 보내 “경영쇄신안을 발표했음에도 불구하고 회사 안팎의 따가운 시선은 피할 수 없었다”며 “기업가치는 계속해서 하락하고, 남양유업 직원이라고 당당히 밝힐 수 없는 현실이 최대주주로서의 마음이 너무나 무겁고 안타까웠다”고 매각 배경을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최악의 평판 위기에 놓인 남양유업을 한앤컴퍼니가 비교적 싼 값에 인수했다는 평이 나온다. 주당 매각 가액은 82만원으로 전날 종가(43만9천원)와만 비교해도 2배가량 높지만, 주가는 그간 남양유업의 여러 이슈에 저평가된 측면이 있다. 지난 3월말 기준 남양유업의 주당순자산가치(PBR)는 0.57배에 불과했다. 주가 수준이 남양유업 자산가치의 절반 남짓 정도라는 의미다.

남양유업의 새 주인 한앤컴퍼니는 강도 높은 지배구조 개선과 경영 효율화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말 기준 남양유업 연결 기준 매출액은 9489억원, 영업손실은 771억원이었다. 다만 남양유업은 줄곧 재무 건전성 관리에 집중해온 탓에 최근 몇년간 부진했던 실적에도 이익잉여금이 8777억원에 이른다. 부채비율도 16%에 불과하다.

한앤컴퍼니가 이처럼 남양유업의 여유 있는 재무 사정을 활용해 앞서 웅진식품 매각의 성공 방정식을 되풀이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앤컴퍼니는 2013년 웅진식품을 인수했다가 5년 만에 두배 가격에 매각한 바 있다. 이때 한앤컴퍼니는 주스업체 동부팜가야와 제과 생산업체 대영식품을 추가로 인수해 웅진식품의 기업가치를 끌어올린 이른바 ‘볼트온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한앤컴퍼니가 남양유업을 경영권 프리미엄이 거의 없는 수준으로 인수했다”며 “다만 인력 조정 여부가 변수”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한앤컴퍼니 관계자는 “아직 확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

<홍원식 전 남양유업 회장이 임직원에게 남긴 마지막 메시지(5.27.)>

친애하는 남양유업 가족 여러분! 남양유업 최대주주 홍원식입니다.

오늘부터 저는 남양유업 경영과 관련된 모든 것을 다 내려놓고자 남양유업 가족분들께 마지막 인사를 드립니다. 최근 일련의 사태로 인해 고통을 받고 있는 남양유업 가족분들의 어려움을 잘 알고 있기에 쉽지 않은 결정을 하였습니다. 사태해결을 위한 책임감으로 회장직에서 내려왔고, 자식에게 경영권을 승계하지 않겠다고 했으며, 비상대책위원회의 지배구조 개선 요청에 대해 이사회 구성을 투명하게 교체하겠다는 경영쇄신안을 발표했음에도 불구하고 회사 안팎의 따가운 시선은 피할 수 없었습니다. 기업가치는 계속해서 하락하고, 남양유업 직원이라고 당당히 밝힐 수 없는 현실이 최대주주로서의 마음이 너무나 무겁고 안타까웠습니다. 한편으론 제 노력이 경영 정상화를 위해서는 터무니 없이 부족하다는 한계에 부딪히게 되었습니다. 저는 오로지 내부 임직원들의 만족도를 높이고 회사의 가치를 올려 예전처럼 사랑받는 국민기업이 될 수 있기를 바랄뿐입니다.

이를 위해 무슨 일이든 해야겠다는 고심 끝에 저의 마지막 자존심인 최대주주로서의 지위를 포기하기로 결심했습니다.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니 남양유업 가족분들과 함께한 지난 45년간의 세월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가 눈물이 앞을 가로막습니다. 언젠가는 남양유업 가족분들과 함께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랄뿐 입니다. 앞으로 남양유업과 가족분들의 건강과 건승을 위해 조용히 응원하고 기원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리고 죄송합니다.

<홍원식 전 남양유업 회장이 임직원에게 남긴 마지막 메시지(5.27.)>

친애하는 남양유업 가족 여러분! 남양유업 최대주주 홍원식입니다.

오늘부터 저는 남양유업 경영과 관련된 모든 것을 다 내려놓고자 남양유업 가족분들께 마지막 인사를 드립니다. 최근 일련의 사태로 인해 고통을 받고 있는 남양유업 가족분들의 어려움을 잘 알고 있기에 쉽지 않은 결정을 하였습니다. 사태해결을 위한 책임감으로 회장직에서 내려왔고, 자식에게 경영권을 승계하지 않겠다고 했으며, 비상대책위원회의 지배구조 개선 요청에 대해 이사회 구성을 투명하게 교체하겠다는 경영쇄신안을 발표했음에도 불구하고 회사 안팎의 따가운 시선은 피할 수 없었습니다. 기업가치는 계속해서 하락하고, 남양유업 직원이라고 당당히 밝힐 수 없는 현실이 최대주주로서의 마음이 너무나 무겁고 안타까웠습니다. 한편으론 제 노력이 경영 정상화를 위해서는 터무니 없이 부족하다는 한계에 부딪히게 되었습니다. 저는 오로지 내부 임직원들의 만족도를 높이고 회사의 가치를 올려 예전처럼 사랑받는 국민기업이 될 수 있기를 바랄뿐입니다.

이를 위해 무슨 일이든 해야겠다는 고심 끝에 저의 마지막 자존심인 최대주주로서의 지위를 포기하기로 결심했습니다.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니 남양유업 가족분들과 함께한 지난 45년간의 세월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가 눈물이 앞을 가로막습니다. 언젠가는 남양유업 가족분들과 함께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랄뿐 입니다. 앞으로 남양유업과 가족분들의 건강과 건승을 위해 조용히 응원하고 기원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리고 죄송합니다.

박수지 기자 suj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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