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슬아 컬리 대표가 30일 지난달 문을 연 김포 마켓컬리 물류센터에서 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컬리 제공
식품 중심 온라인몰 마켓컬리(운영사 컬리)가 30일 상반기 중 새벽배송 지역을 세종·대전 등
수도권 밖으로도 넓힌다는 내용을 발표했다. 김슬아 컬리 대표가 이날 경기 김포물류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진행한 주요 질의응답을 일문일답으로 정리했다.
―상반기 중 새벽배송 확대 지역이 구체적으로 어느 곳이 될지 궁금하다.
“수도권 인구밀집지역이다. 몇 주안에 확정해서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다.”
―김포물류센터에 적용한 QPS를 기존 센터에도 적용할 것인지.
“QPS를 일괄 다른 센터에도 깔기에는 출고량과 지형적 상황이 여의치 않다. 계속 검토는 하고 있지만, 당장 급하게 도입하는 것은 시기상조다.”
―상품 가짓수(SKU)가 3만여종인데, 경쟁업체보다 적은 숫자다. 틈새시장인 신선식품 프리미엄 시장으로만 계속 공략할 예정인가.
“상품 가짓수가 다른 곳과 비교해 적은 이유는 틈새시장을 공략해서가 아니라 더 많은 가짓수가 고객 경험을 해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오픈마켓에 들어가서 ‘대파’를 검색한다면 수십 수백가지가 나온다. 어차피 고객은 한개만 구매한다. 그중에서 뭐가 제일 좋은지, 어떤 걸 골라야 하는지 학습하고 고민하는 게 고객한테 피로 높은 활동이다.
관리 품목이 늘어날수록 관리를 못 할 수밖에 없다. 고객이 가치가 있다고 느낄 만한 소수의 상품 구색을 잘 관리할 수 있는 최적의 가짓수를 고민 중이다.
공략하는 시장이 어디냐고 했을 때는 컬리의 애초의 고민인 ‘좋은 상품을 골라 가장 신선한 상태로 집에서 받아볼 수는 없을까?’에 동의하는 모든 분이 고객이다. 컬리는 초기와 달리 강남 등 특정 지역에서만 판매되는 게 아니라, 범용 서비스가 됐다.”
―쿠팡에 대한 거품론도 제기되고 있고, 한국에서만 통하는 모델이라는 지적이 있다. 컬리의 글로벌 확장 가능성 궁금하다.
“식료품이 온라인으로 넘어가는 건 전 세계적 트렌드다. 하지만 유통은 굉장히 ‘로컬 비즈니스’다. 아마존도 글로벌 서비스 같지만, 여전히 미국의 거래량·이익 비중이 70%를 넘는다. 그래서 국내 시장 사이즈가 중요하다. 다만 식품 비즈니스는 소매시장 중 가장 크고, 온라인으로 전환도 덜 된 시장이다. 비식품, 도서 등 식품 제외한 분야는 온라인 시장 침투율이 80%에 육박한다. 식품은 아무리 공격적으로 봐도 20%가 안 됐다. 이 20% 미만이 언젠가 60~70%로 캐치업(따라잡을 것)이라고 본다. 심지어 식품 시장도 소매시장에서 가장 크기 때문에 국내 시장 성장만으로 충분한 사업기회 나올 것이다. 글로벌로도 기회 많을 것으로 생각한다. 필요하다면 (글로벌 진출) 고려는 할수있을 것이다.”
―폐기율 관련 지표가 어느 정도 되는지 궁금하다. 컬리가 최근 입점업체에 반품하는 게 있다고 들었다.
“폐기율은 김포센터 오픈 초창기에 수요 예측이 어려워 살짝 높았던 건 맞다. 하지만 월간 단위로 봤을 때 (최근) 폐기율 1%를 넘긴적은 없다. 반품은 적어도 제가 알기로 없다. 식품은 애초에 반품이 안 된다. 매입했으면 어떻게든 팔아야 한다. 예전에 1% 넘게 폐기율 나왔을 때도 직원들끼리 다 먹었다.
―경쟁사와 비교해 컬리만의 차별화된 경쟁력은 뭔가.
“이커머스 업계 격언 중에 ‘리테일은 디테일이다’라는 얘기가 있다. 매번 상품을 잘 고르고, 매번 잘 갖다 주는 게 어렵다. 자동화 등 설비를 아무리 잘해놔도 실수가 발생하는 게 저희 비즈니스다. 컬리의 가장 큰 장점은 결국 어떤 경쟁자도 생각하지 못했던 비즈니스 모델(새벽배송) 처음 만들어내서 프로세스와 기업문화가 모두 그것을 잘하기 위해 구축돼있다고 본다. 선정하는 상품, 운영 방식, 라스트 마일 서비스까지 극도의 디테일에 집착한다.
고객 입장에서는 내가 받은 서비스가 만족스럽지 못하면 0점 받는 것이고, 그걸 줄여나가며 서비스 완성도를 높여야 한다. 이 비즈니스가 생각보다 물량이 커졌을 때 서비스 수준을 유지하기 쉽지 않다는 걸 저희도 깨닫고 있다. 시장 내에서 점유율이 식품 기준으로는 적어도 두번째 플레이어 대비해서도 월등히 높다고 알고 있다. 경쟁자들한테도 쉽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
―경쟁사는 물류센터 안에서 빵도 구워서 배송하는 곳이 있는데, 컬리의 가장 큰 차별점 느끼지 못했다.
“물류센터에서 가장 중요한 핵심성과지표(KPI)는 단위면적당 출고량과 비용이다. 고객 관점에서 어차피 물류비용이라는 게 가격으로 반영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동일한 품질로 안전하고 신선하게 받을 수 있다고 하면 비용 줄여드리는 게 맞다.
김포센터는 단위면적당 출고량이 국내 최대 기준이라고 생각하고, 동시에 합리적인 비용이라는 게 특장점이다. 이안에 저희가 재밌는 기능을 붙였을 때 물류센터 본연의 역할 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빵은 공급사들이 잘 굽는다고 생각한다. 더 나은 베이커들이 높은 기준으로 최첨단으로 운영하기 때문에 역할 분담 관점에서 합리적인 비용으로 전달하는 게 저희 역할이다.
―여전히 과다포장이 심하다는 지적이 있다.
“저희에게는 큰 딜레마다. 신선식품의 (포장) 편의성 높일수록 품질 떨어지는 게 명확하다고 할 때, 둘다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종이 포장재도 저희가 처음 도입했고, 이건 100% 재활용이 된다. 재사용 포장재는 기존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권고한 스티로폼이나 일회용만큼 위생을 담보하지 못한다. 한두달 안에 편의성을 원하시는 고객들에게 재사용 포장재를 선택할 수 있도록 발표를 할 예정이다.
―수익은 언제쯤 나올 것으로 전망하는지.
“수익성이 중요하다. 하지만 빠르게 크는 시장이면서 고객에 창출해야 할 가치가 많은 시장에서 수익성만을 목표로 달리면 주객전도가 된다. 규모의 경제가 나오면 수익성 나올 수밖에 없다. 향후 수익성 시점을 예측하기에는 법적 이슈로 어려우나, 과거 실적을 보면 증명된다고 생각한다. 그 와중에 당연히 중요한 건 효율성이다. 이번 물류센터 인력 20% 감축 강조한 것은 적절한 효율성 확보하면서 지속적 성장하면 수익성 개선될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김포센터 투자금액 구체적으로 얼마인지.
“300억원 설비투자했다. 장지·화도·죽전 세곳 묶은 ‘장지 네트워크’도 적어도 100억원은 넘게 들었다. 풀콜드체인(냉장·냉동 물류)이라서 기본적으로 온도 제어 설비가 있고, 또 ‘소터’라든지 이런 추가 설비 투자금이 있었다.”
―최근 소비자별로 같은 상품에 대한 판매가격 차이를 뒀다고 해서 논란이 있었다.
“기본적으로 기자가 오해했다고 생각한다. 서울의 한 대형마트 왕십리점과 청량리점의 마감시간에 갔을 때 우유를 약간 다른 가격에 파는 것과 같다. 기본적으로 정가는 동일하게 책정한다. 상시로 진행하는 할인도 동일하다. 다만 물류센터가 두개로 나뉘다 보면, ‘재고 밸런싱’을 위해서 김포 쪽에 좀더 할인하는 경우가 생긴다. 이때 할인비용은 모두 저희 비용이다. 이 비중 자체는 굉장히 낮다. 10만~20만명당 한명이 가격 차이를 두고 살 수 있다. 굉장히 극소수라서 하지 않을 수도 있다. 안해도 무방하지만, 다른 유통사에서도 마감세일을 하는데 고객에 추가 혜택을 줄 수 있는 것을 굳이 안할 것 있나 싶다.“
―이른바 ‘블랙리스트’ 논란에 대한 본인 입장은?
“회사에서도 주기적으로 상시직을 권유하지만 지난해 말 전환율이 10%밖에 안됐다. 100명 중 10명만 전환된다 하더라도, 나머지 90명 일용직 근무자에게도 적정 수준의 서비스 퀄리티를 유지해야 한다. 안전 등의 수칙을 꼭 고지하고 지키지 않는다면 체크한다. 하지 않으면, 물류센터에서 발생할 수 있는 안전·품질사고가 관리되지 않기 때문이다. 일용직에 대해서도 이분들이 일을 잘하는지 못하는지 평가할 필요가 있다. 내부 인사 관점에서 관리라고 생각하면 될것 같다. (블랙리스트) 기사가 나왔을 때, 이걸(평가를) 하지 말라는 건 저희 입장에서 안전·위생·품질 관리 하지 말라는 건데, 어렵지 않나 생각한다.”
박수지 기자
suji@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