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슬아 컬리 대표가 30일 지난달 문을 연 김포 마켓컬리 물류센터에서 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컬리 제공
식품 중심 온라인몰 마켓컬리(운영사 컬리)가 상반기 중 새벽배송 지역을 세종·대전 등 수도권 밖으로도 넓힌다. 서비스 지역 확장으로 높은 성장세를 유지하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컬리는 연내 미국 증시 상장을 예고한 바 있다.
김슬아 컬리 대표는 30일 경기 김포물류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마켓컬리 새벽배송을 상반기 중에 수도권에서 가까운 인구밀접지역으로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세종과 대전 등 수도권 근교의 대표 지역이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정확한 서비스 확대 범위는 2~3주 안에 내놓을 예정이다. 이 회사는 지난 2015년 5월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줄곧 수도권 안에서만 새벽배송을 해왔다.
서비스 지역 확대는 지난달 문을 연 김포물류센터 덕택에 물류 처리량이 두배 가까이 늘어난 덕택이다. 신선식품 물류센터로는 국내 최대 규모(약2만5천평)인 김포센터의 하루 물류 처리량은 22만 상자다. 기존 장지·화도·죽전센터의 처리량(20만)까지 합치면 컬리의 하루 처리 물류량이 44만 상자로 불어난 셈이다. 마켓컬리에서 판매하는 상품 가짓수(SKU)는 3만여개로, 하루에 물품 100만개가 물류센터에 입고된다.
마켓컬리 김포 물류센터에서 직원들이 레일 위로 지나가는 물품을 집어 정리하고 있다. 컬리 제공
자동화 수준도 기존 물류센터보다 한층 끌어올렸다. 엘지 시엔에스(LG CNS)와 협력해 도입한 ‘큐피에스’(QPS, Quick Picking System)는, 근무자는 선 자리에서 레일을 따라 이동하는 상품을 담아 곧장 포장으로 넘길 수 있도록 했다. 기존 물류센터에서는 근무자가 돌아다니면서 바구니에 물건을 집어 포장하고 있다. 김슬아 대표는 “큐피에스 도입으로 같은 주문량을 처리할 때 근무자의 피로도도 낮추고, 장지 센터 대비 인력의 20%를 감축하는 효과를 얻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미 증시 상장에 대해선 “상장에 앞서 법적인 문제가 될 수 있다”며 말을 아꼈다. 앞서 김 대표는 지난 11일(현지시각) 미국 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WSJ)와 한 인터뷰에서
“올해 안에 컬리 상장을 위해 논의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다만 향후 성장 여력에 대해선 자신감을 드러냈다. 김 대표는 “비식품, 도서 등은 온라인 시장 침투율이 80%에 육박하지만, 식품은 아무리 높게 봐도 20%가 되지 않는다”며 “게다가 식품 시장은 소매 시장에서 가장 큰 규모이기 때문에 국내 시장에서 충분한 사업 기회가 나올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컬리의 지난해 매출액(연결기준)은 9523억원으로, 2019년(4259억원)보다 123.5%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1162억원으로, 2019년(1012억원)보다 그 규모가 150억원 더 크다. 향후 흑자 전환 시점에 대해서 김 대표는 “규모의 경제가 실현되면 수익성은 나올 수밖에 없다”며 “적절한 효율성을 확보하면서 지속해서 성장하면 수익성도 개선될 것”이라고만 말했다.
박수지 기자
suji@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