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마포구에 사는 송아무개(43)씨는 사설업체를 이용해 정기적으로 세탁기를 완전히 분해해 세척하는 서비스를 받는다. 송씨는 “반려동물이 있어서 옷에 털에 많이 묻는다”며 “먼지와 세균 없이 깨끗이 빨래를 하고 싶어서 4~5년에 한 번씩 세척 서비스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세척 서비스를 엘지(LG)전자와 삼성전자 등 가전제품을 만드는 회사에서도 앞다퉈 내놓고 있다. 코로나19와 미세먼지 등으로 청결과 위생에 부쩍 신경쓰는 고객들이 늘어서다. 수백만원대의 프리미엄급 가전제품을 구매해 고장 없이 오래 쓰고 싶어하는 수요가 확대되는 점도 고려했다.
엘지전자는 18일 전문 엔지니어가 가전제품의 성능과 상태를 점검하고 세척부터 살균까지 한 번에 처리하는 ‘엘지 가전 세척서비스’를 도입했다고 밝혔다. 대상 제품은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이다. 향후 공기청정기와 스타일러, 광파오븐 등으로 서비스 대상 품목을 확대할 계획이다.
각 제품의 특성과 유지 관리 전문 교육을 받은 엔지니어가 고압세척기, 스팀살균기, 자외선살균기 등 장비를 이용해 관리해준다. 성능과 작동 상태를 확인한 뒤 제품을 분해해 주요 부품을 세척하고 살균한다. 세탁기 내부에 찌꺼기 등 이물질이 보이거나 에어컨에서 냄새가 날 때 이 서비스를 이용하라고 회사 쪽은 권고했다. 고무패킹 등이 오염된 경우에도 이 서비스는 유용하다고 한다. 이 서비스를 통해 제품 수리를 받거나 소모품을 교체하면 2개월간 품질을 보증받을 수 있다.
앞서 삼성전자도 지난 1월부터 이와 비슷한 ‘삼성 케어플러스’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 서비스는 제품을 분해해 이물질을 제거해주는 등의 세척 외에도 이사 등에 따른 이전설치, 정기적으로 제품 관리를 해주는 종합점검 서비스 등으로 세분화돼 있다.
가격대는 다소 비싼 편이다. 엘지전자 서비스는 세탁기 8만8천원~26만7천원, 에어컨 10만원~16만8천원, 냉장고 6만2천원~13만8천원이다. 삼성전자도 세탁기 9만4천원~28만8천원, 에어컨 15만원~16만7천원, 냉장고 13만원~17만5천원이다. 이는 사설업체보다 약 2배가량 비싸다. 다만 해당 제품을 직접 만든 회사의 전문 인력이 서비스를 수행하기 때문에 질은 더 높아질 수 있다는 게 이들 업체의 공통된 설명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세척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고장 염려가 적다”고 말했다.
송채경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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