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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쇼핑·소비자

중고 포르쉐·벤츠도 파는 티몬…쿠팡 상장 효과?

등록 2021-03-15 21:15수정 2021-03-16 09:41

이커머스 기업가치 평가 때
거래액 지표 선호
생필품보다 자동차 등 고가품이
거래액 신장에 큰 도움

티몬 하반기 상장 준비
“상장 전략 일환” 분석
티몬 제공
티몬 제공

연간 거래액이 161조원에 이르는 온라인 쇼핑 시장을 둘러싼 쟁탈전이 치열하다. 전자상거래업체(이커머스)는 생필품과 신선식품은 물론 최근엔 온라인 시장의 ‘미개척 분야’ 집과 차까지 팔면서 거래액의 단가도 함께 올라가고 있다. 소비자는 새로운 상품 구매 경험을 할 수 있고, 이커머스는 거래액을 늘려야 기업가치 평가에 유리한 국면에서 주도권을 잡을 수 있다.

티몬은 15일 전기차·오토바이 브랜드 6곳의 상품을 판매하는 ‘이(E)모빌리티 기획전’을 시작했다. 대창모터스, 캠시스, 쎄미시스코 등 전기차·오토바이 제조사가 대표 상품 14종을 티몬에서 선보인다. 보조금을 뺀 실부담금액 기준으로 전기차는 890만원, 전기오토바이는 120만원부터 살 수 있다. 앞서 티몬은 지난해 10월 라이브커머스로 서울 장한평 모델하우스를 보여주며, 오피스텔 분양권을 판매한 바 있다. 티몬 쪽은 “16일엔 포르쉐와 벤츠 등의 수입 중고차를 판매할 예정”이라고 예고했다.

전자상거래 업체의 자동차 판매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9년 11번가가 쌍용자동차의 신형 코란도 11대를 한정 판매했다. 이후에도 11번가는 1년간 수천대씩 자동차 계약을 끌어냈다. 하지만 ‘온라인 차 판매’가 폭넓게 퍼지지는 못했다. 영업점 이익 하락 등을 우려한 노동조합(국내 브랜드)의 반대와 딜러사의 엇갈리는 이해관계(수입 브랜드)가 그 원인으로 꼽혔다.

※ 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11번가에 이어 티몬도 이런 한계를 딛고 차량 판매에 적극적으로 나선 배경을 놓고 업계에선 이커머스 특유의 ‘거래액 중심 기업가치 평가’가 적극적으로 반영됐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창업 후 한 번도 흑자를 내지 못했지만 미국 증시 상장 당일 ‘기업가치 95조원’이라는 상장 대박을 터뜨린 쿠팡이 대표적인 사례다. 쿠팡의 상장 배경엔 1년새 매출이 91%나 성장하고, 거래액으로는 41%(추정치) 증가했다는 ‘성장 스토리’가 자리잡고 있다. 지난해 거래액이 1년새 37% 늘어나며 주목받은 ‘쓱닷컴’도 단가 높은 명품 거래액 증가율(48.4%) 영향을 고스란히 누렸다.

이커머스 업체의 기업가치는 매출보다 거래액에 더 큰 영향을 받는다. 비즈니스 모델에 따라 단순 매출 비교는 착시를 부를 수 있어서다. 똑같은 상품을 팔더라도 마켓컬리와 쿠팡 등 직매입 거래 중심인 업체에 견줘, 네이버쇼핑이나 이베이·티몬 등 ‘상품 중개 거래 중심인 업체’(오픈마켓)의 매출은 적게 잡힌다. 오픈마켓은 통상 상품의 수수료(약 10%)만큼만 매출로 잡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투자은행(IB) 등 투자업계에선 이커머스 업체의 기업가치 평가를 할 때 착시를 부르는 매출보다는 고객이 실제 많이 찾고 거래하는 규모를 보여주는 ‘거래액’ 지표를 더 선호한다.

업계 관계자는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가격비교가 10원 단위까지 되는 상황에서 이커머스도 생필품을 팔아서는 남는 금액도 거의 없고, 거래액 신장에도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수백만~수천만원에 이르는 자동차 계약은 한건만 있어도 거래액을 늘리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차 판매는 ‘거래액’ 증가를 통해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으려는 전략의 하나라는 뜻이다.

특히 티몬이 올 하반기, 11번가도 2023년 이전까지 증시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런 해석은 설득력을 갖는다. 상장을 앞두고 투자자들이 주목하는 거래액을 늘릴 유인이 강하다는 것이다. 11번가와 티몬의 지난해 기준 거래액은 각각 10조원(4위), 5조원(6위)에 그친다. 국내 이커머스 1위 네이버쇼핑(27조원)이나 2위 쿠팡(22조원)에 견주면 크게 못 미치는 규모다.

박수지 기자 suj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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