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오전 이마트 성수점에서 모델들이 설 선물세트 사전예약 행사를 소개하고 있다. 이마트 제공
명절 선물세트의 전통강자 사과·배가 주춤하고, 최근 고당도 포도로 인기를 끈 샤인머스캣이 신흥강자로 떠올랐다. 대형마트에서는 명절 선물세트 주역의 세대교체가 일어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4일 이마트가 설을 40일 앞두고 과거 명절 선물세트 구성을 분석했더니, 사과·배 선물세트 매출이 전체 과일 선물세트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7년 설 59.7%에서 2020년 설 56.4%로 3.5%포인트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신 그 빈 자리는 다양한 과일들로 구성된 ‘혼합과일 선물세트’, 최신 트렌드를 반영한 ‘트렌드 과일 선물세트’ 등이 채웠다. 이마트 관계자는 “여러 신품종 과일이 등장하고 소비자들이 새로운 맛을 찾기 시작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트렌드 과일’의 중심에 있는 것은 단연 샤인머스캣이다. 샤인머스캣은 2020년 이마트에서 125%에 달하는 매출신장률을 기록하는 등 대세 과일로 자리잡았다. 이에 따라 샤인머스켓 선물세트 상품 가짓수를 지난해 설 1종에서 올 설에는 5종으로 다양화하고 물량도 늘렸다.
과일 선물세트의 터줏대감 사과·배는 지난해 여름 계속해서 이어진 태풍과 폭우로 생육이 원활히 이뤄지지 못하며 출하량이 감소했다. 이로 인해 지난해 추석을 앞두고 시세가 크게 올랐고, 여전히 그 여파가 이어져 평년 가격대를 웃돌고 있다. 지난해 설 이마트에서 판매한 사과·배 혼합세트는 할인혜택으로 2만7000원에 판매하던 것을 올해는 2만9850원에 판매한다.
한우는 갈비 대신 구이용 부위를 선호하는 추세도 가속화될 전망이다. 이마트에서 등심·채끝 등 구이용 부위가 중심인 냉장 한우 선물세트 매출이 한우 선물세트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7년 설 41.0%에서 지난해 설 47.7%로 3년새 6.7%포인트 증가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갈비의 경우 조리가 상대적으로 번거롭고 시간이 오래 걸려 선호도가 낮아지고 있는 반면, 구이용 부위는 손쉽게 구워먹을 수 있는 데다 1~2인 가구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어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박수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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