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컬리에 판매 중인 ‘농부의 꽃’ 보라색 프리지아. 컬리 제공
주로 오프라인 도매시장을 판로로 삼던 강원도 춘천의 화훼농가 7곳의 연합 법인 화림은 올해 코로나19 충격 속에서도 15억~16억원 수준인 예년의 매출을 유지하는 데 성공했다. 지난 2월 새벽배송 마켓컬리 앱에 입점한 게 ‘신의 한수’였다.
화림의 임동진(47) 대표는 29일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올해 오프라인 매출은 코로나19 때문에 지난해 절반으로 줄었지만, 마켓컬리 매출이 7억~8억원을 내면서 가슴을 쓸어내렸다”고 말했다. 임 대표가 코로나19 확산 전에 온라인 시장으로 눈을 돌린 이유는 널뛰는 경매시장 도매 가격 때문이었다고 한다.
그는 “들쭉날쭉한 경매시장 가격 때문에 늘 불안했다. 온라인이나 직거래시장은 상품만 잘 키우면 (사실상) 고정 가격에 판매할 수 있어서 판로만 탄탄하면 사업을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마켓컬리 입점 후 화림은 안정적 법인 운영을 넘어 화림에 가입하지 않은 주변 농가 상품까지 납품하고 있다.
마켓컬리는 올해 들어 화림을 포함해 약 600개 중소상공인 업체와 신규 거래를 시작했다. 지난해 신규 입점한 업체수에 견줘 1.7배 더 많다. 코로나19로 오프라인 판로가 막혀 어려움에 처한 업체나 빠르게 커가는 온라인 시장을 눈여겨본 업체들이 앞다퉈 마켓컬리와 손을 잡은 셈이다. 신규 거래가 늘면서 전체 중소상공인 업체와의 거래 규모(직매입금액)도 지난해보다 두 배 증가했다. 지난해 50곳 수준이던 월 평균 매출 1억원 이상을 올리는 입점 업체도 올해는 100곳을 넘어섰다.
수산물 밀키트를 공급하는 한 마켓컬리 입점 업체는 올 한해에만 인력을 기존 20명에서 12명 더 고용하고 공장 규모도 2배 이상(약 40평→80평) 늘리는 등 사업을 확장했다고 마켓컬리 쪽은 소개했다. 박수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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