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가 집에서 파티를 즐기거나 호텔 객실 같은 분리 공간에서 연말을 보내려는 이들을 겨냥한 상품과 서비스를 잇달아 내놓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방역당국이 최근 연말 모임 자제를 권고한 데 따라 소비자들의 소비 행태 변화를 예상한 데 따른 관련 업계의 발빠른 대응이다.
롯데백화점은 3일 집에서 파티를 즐기는 ‘홈파티족’을 염두에 두고 오는 20일까지 본점에서 수입 식기와 집꾸미기 상품을 판매하는 ‘크리스마스 마켓’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마트도 오는 16일까지 트리, 엘이디(LED) 전구 등 크리스마스 장식용품을 20% 할인판매하는 행사를 연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대부분의 고객들이 크리스마스를 가족들과 집에서 소소하게 즐길 것이 예상돼 기획했다”는 게 마트 쪽 설명이다.
GS25가 판매한 캄파리홈텐딩키트. GS25 제공
편의점 지에스(GS)25는 지난달 27일 선보인 캄파리홈텐딩키트 500세트가 출시 첫날에 모두 판매됐다고 밝혔다. 홈텐딩키트는 이탈리아의 유명 칵테일용 희석주 캄파리를 포함한 칵테일용 주류 4종과 홈텐딩(집+바텐딩) 도구 6종으로 구성된 상품이다. 14만5천원이라는 비교적 고가에도 소비자 반응이 좋았던 셈이다. 임현창 지에스25 음용 식품 기획 담당자는 “코로나19로 홈술, 홈파티 문화가 점차 늘며 칵테일 주류와 매그넘 와인 등 좀 더 특별한 주류를 전문적으로 즐기려는 소비 트렌드가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편의점 씨유도 4일부터 올해 인기 상품 10여종을 담은 ‘홈파티 폴딩 박스’를 선보인다. 스테이크, 초밥 등을 전자레인지에 데워 간단하게 준비할 수 있도록 만든 프리미엄 플래터(Plateau·접시)세트와 케이크 13종, 최대 25% 할인 가격에 와인 5종도 내놨다.
플라자호텔 불멍 패키지.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제공
호텔업계는 불특정 다수가 없는 ‘안전한 공간’에서 ‘우리끼리 즐기자’며 객실 연말 모임을 제안한다. 글래드호텔은 최대 12명까지 머물 수 있는 스위트 객실에서 호텔 셰프 요리, 주류와 함께 사적인 모임과 회식을 즐길 수 있는 ‘호텔에서 회식해’ 행사를 열고 있다. 르 메르디앙 서울도 체크인 때 홈파티를 옵션으로 추가하면 1~3만원대 가격의 호텔 셰프 안주 메뉴를 미리 선택해 원하는 시간에 객실로 메뉴를 받을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플라자호텔도 최근 스위트 객실에서 모닥불 캠핑 감성을 느낄 수 있는 ‘불멍 패키지’를 내놨다. 플라자호텔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많은 사람이 함께 모여 즐기는 연말연시와 달리 소중한 사람들과 안전하고 특별한 휴식을 원하는 고객이 증가하고 있어, 새로운 휴식 형태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박수지 기자
suji@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