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와 온라인 대세 흐름에도 오프라인 채널 중심인 이마트가 3분기에 깜짝 실적을 내놨다. 이마트 점포와 트레이더스 중심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부진한 전문점은 구조조정으로 적자 폭을 줄인 덕택이다. 향후 3년간 영업이익의 15%를 배당키로 하면서 주식시장은 후끈 달아올랐다.
11일 이마트가 공시한 3분기 영업실적(연결기준)을 보면, 매출 5조9077억원, 영업이익은 1512억원이다. 지난해 3분기에 견줘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6.7%, 30.1%씩 늘었다. 특히 영업이익은 증권사 평균 전망값(1300억원대)보다 200억원 남짓 웃돌아 ‘어닝 서프라이즈’란 평가가 나왔다. 연결 자회사를 뺀 별도 기준 매출도 4조2069억원으로 같은 기간 7.5% 늘었고, 영업이익(1401억원)도 2018년 1분기부터 매분기 전년 대비 감소해오던 흐름을 끊어냈다.
이마트 쪽은 “식료품 강화와 점포 리뉴얼 등의 기존 점포 경쟁력 강화가 실적으로 이어졌다”고 밝혔다. 특히 창고형 할인매장 트레이더스의 매출은 지난해에 견줘 27.9%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83.2%나 불어났다. 대신 실적 부진이 깊던 노브랜드와 일렉트로마트 등 전문점은 폐점으로 적자 폭을 줄였다.
연결 자회사의 실적 개선폭도 컸다. 우선 온라인몰 ‘쓱닷컴’의 적자 규모가 크게 줄었다. 3분기 영업손실은 30억원대로 1년 전(235억원)에 견줘 손실폭이 200억원 남짓 감소했다. 편의점 이마트24도 2014년 편의점 사업을 시작한 이후 처음으로 분기 기준 흑자(17억원)를 냈다. 이마트 쪽은 3분기에 이마트24가 점포수 5000개를 돌파하며 매출이 지난해 3분기에 견줘 21.9% 증가하는 등 앞으로도 성장과 이익이 개선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마트 쪽은 실적 공시와 함께 배당 정책도 내놨다. 별도기준 영업이익의 15%를 3년간 배당한다는 게 뼈대다. 지난해 영업이익 대비 배당 비율(21%)보다는 작지만 10% 초반대이던 2017~2018년에 견줘선 높은 수준이다. 이마트는 최근 수년간 영업 실적이 나빠지면서 주주들 사이에 배당이 줄 것이라는 우려가 많았다. 이마트 관계자는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기업가치를 가장 잘 보여주는 영업이익을 기준으로 배당 목표 비율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통상 배당은 당기순이익이 기준으로 삼는 것과 다른 잣대를 제시한 이유가 본업인 이마트 영업에서 승부를 보겠다는 경영진의 뜻이 담겼다는 취지이다. 이날 이 회사 주가는 배당 정책 발표와 깜짝 실적에 힘입어 전날보다 1만1500원(7.64%) 급등했다. 박수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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