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백화점이 진행한 라이브방송. 롯데백화점 제공
밀레니얼·제트(Z)세대의 명품 소비가 늘고 코로나19로 비대면 소비가 일상화되자 콧대 높던 명품 브랜드도 온라인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갤러리아백화점은 16일부터 밀레니얼·제트세대가 선호하는 명품 브랜드인 오프화이트를 시작으로 라이브방송에 뛰어든다고 15일 밝혔다. 앞서 지난달 현대백화점은 명품 브랜드인 발리와 비비안웨스트우드 제품을, 롯데백화점은 명품시계 브랜드인 태그호이어 제품을 라이브방송으로 판매한 바 있다. 롯데백화점은 외부에 브랜드명을 밝히지 않고 브이아이피(VIP) 고객들에게만 비밀 링크를 보내는 방식으로도 명품브랜드 라이브방송을 진행하고 있다.
오프라인 매장만 고집했던 명품 브랜드들은 올 들어 국내 공식 온라인몰을 잇달아 열었다. 지난 5월에는 프라다와 까르띠에가, 6월에는 에르메스가 국내 공식 온라인몰을 열고 수천만원에 이르는 제품을 온라인으로 판매하기 시작했다. 에르메스와 까르띠에 등은 온라인몰에서 고가 제품을 구매하면 귀중품 수송 전문업체 ‘발렉스’를 통해 배송해준다. 배송 차량 내부에 전용 금고, 폐회로 텔레비전(CCTV), 경보기 등이 설치돼 있고 일반 택배비보다 평균 10배 이상 배송비가 비싸다. 일부 명품 브랜드는 네이버·카카오 등 아이티(IT) 플랫폼에도 입점했다. 지난 7월 구찌는 네이버에 브랜드스토어를 열어 가방·신발·의류 등을 판매하고, 샤넬은 ‘카카오톡 선물하기’에 입점해 화장품을 판매한다.
현금·귀중품 수송 전문업체 발렉스. 신세계면세점 제공
온라인 콘텐츠를 활용한 홍보도 늘어나는 중이다. 갤러리아백화점은 유튜브에 명품시계의 소리를 담은 자율감각 쾌락반응(ASMR) 영상을 올리고 있다. 구찌는 지난 5월 모바일 게임 ‘테니스클래시’와 협업해 실제 구찌 제품과 동일한 게임 캐릭터용 의상을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발렌티노와 마크제이콥스는 지난 5월 닌텐도 스위치 게임 ‘모여봐요 동물의 숲’에서 게임캐릭터에 옷을 입히는 방식으로 자사 신상품을 공개하기도 했다.
구찌가 모바일 게임 ‘테니스클래시’와 협업해 출시한 게임 캐틱터용 의상. 구찌 누리집 갈무리
갤러리아백화점 관계자는 “소비 환경의 변화로 명품브랜드들도 이제 라이브방송 등 비대면 커머스 채널이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여기고 있다”고 말했다.
김윤주 기자
kyj@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