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아무개씨의 에스에스지닷컴 결제 내역. 박씨 제공
지난달 13일 신세계그룹의 통합 온라인몰인 에스에스지(SSG)닷컴에서 식료품을 구매한 박아무개(62)씨는 최근 깜짝 놀랐다. 당시 선택한 카드가 아닌 다른 카드로 결제가 이뤄진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되어서다. 지난 8일 에스에스지닷컴 상담사가 박씨에게 전화해 이러한 사실을 알렸다.
13일 <한겨레>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달 12일부터 17일까지 에스에스지닷컴에서 에스에스지페이로 결제된 건 가운데 고객이 선택한 카드가 아닌 같은 회사의 다른 카드로 결제되는 오류가 수천건 발생했다. 에스에스지닷컴 관계자는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에스에스지페이에 같은 회사 카드를 두 개 이상 등록해놓은 경우 이러한 오류가 일부 발생했다”며 “규모는 해당 기간 결제한 전체 고객의 0.1% 정도로, 정확한 숫자는 밝히기 어렵지만 1천건 이상”이라고 말했다. 에스에스지닷컴을 이용하는 고객은 하루에만 수십만명에 이른다. 회사 측은 오류 원인과 관련해 “에스에스지닷컴에서 결제 정보를 에스에스지페이에 전송하는 과정에서 데이터가 잘못 연결됐다”며 “해킹 등 개인정보 유출과는 무관하고, 오류 원인을 파악해 조처를 끝냈다”고 설명했다. 에스에스지닷컴은 피해 고객에게 원래 선택했던 카드로 재결제할 수 있도록 안내했고, 포인트인 에스에스지머니 5000점을 지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런 오류는 이례적인 일이라는 게 업계 반응이다. 한 간편결제업계 관계자는 “보통 간편결제에서 생기는 오류는 트래픽 문제로 결제가 안 되거나 지연되는 정도인데, 아예 다른 카드로 결제되는 경우는 처음 본다”며 “시스템 불안정성이 원인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에스에스지닷컴은 지난 6월 신세계아이앤씨로부터 에스에스지페이 사업을 인수해 직접 운영하기 시작했고, 이때부터 에스에스지닷컴에서 별도 애플리케이션 실행 없이 바로 에스에스지페이로 결제할 수 있게 됐다.
회사 측이 별도의 공지 없이 오류가 발생한 고객들에게만 전화로 해당 사실을 알린 것도 논란거리다. 박씨는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고객들에게 오류의 원인 등을 공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계속 에스에스지닷컴을 이용해도 금융정보가 안전할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에스에스지닷컴 관계자는 “일부 고객에게만 발생한 오류인 만큼 전체 고객에게 불필요하게 불안감을 조성할 수 있다고 판단해 개인적으로 알린 것”이라고 해명했다.
김윤주 기자
kyj@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