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은 신촌점 유플렉스에 있는 자체 편집숍 ‘피어’의 리뉴얼을 마치고 오는 28일 재개장한다고 밝혔다. 현대백화점 제공
국내 백화점 업계가 엠지(MZ)세대를 끌어들이기 위해 에스엔에스(SNS) 유명 브랜드를 중심으로 점포 새 단장(리뉴얼)에 한창이다. 엠지세대는 1980년~2000년 초중반에 태어난 10~30대를 일컫는 말이다. 전자상거래의 영향력 확대 및 인구 고령화로 오프라인 유통업이 위기에 부닥친 상황에서 에스엔에스 인기 브랜드로 젊은 고객을 유인하겠다는 전략이다.
롯데백화점은 오는 12월까지 영등포점 1·2층을 엠지세대를 겨냥한 브랜드 중심으로 재편한다고 23일 밝혔다. 보통 백화점 저층부는 화장품 및 잡화 판매 층으로 분류되는데, 롯데백화점은 이 자리에 운동화 재판매(리셀) 편집숍 ‘아웃오브스탁’과 축구 유니폼 레플리카 브랜드인 ‘오버더피치’, 분식 및 간편식을 판매하는 요식업 브랜드 ‘고잉메리’ 등 에스엔에스 유명 브랜드를 들여올 계획이다. 회사 쪽은 “10·20대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기존 백화점 공식에서 탈피하려 했다”고 설명했다.
현대백화점도 오는 28일 신촌점 유플렉스에 백화점 자체 편집숍 ‘피어’를 재개장하는 등 엠지세대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하 2층 전체를 편집숍으로 꾸며 ‘팔라스’, ‘슈프림’ 같은 스트리트패션 브랜드를 늘리고, 힙합 뮤지션이 참여한 브랜드도 선보일 계획이라고 한다. 현대백화점은 “신 소비세대로 떠오른 엠지세대에게 이곳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콘텐츠를 선보인다는 전략”이라고 했다. 앞서 신세계백화점 타임스퀘어점도 젊은 소비자를 목표로 지난 3월 식품관에 에스엔에스(SNS) 맛집을 유치하고 영 패션 전문관을 연 바 있다.
이 같은 움직임은 국내외 백화점 업계가 더는 주 소비계층인 중장년층만을 공략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저출산·고령화로 인구감소가 현실화되면 지역상권에 의존하는 백화점의 하락세도 가팔라질 수밖에 없다. 실제로 한국보다 앞서 고령사회를 맞이한 일본에서는 백화점 폐점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 18일 일본 경제지 <니혼게이자이>는 가나가와현 백화점들의 폐점 소식을 전하며 “(해당 백화점은) 인구감소, 고령화로 매출 침체를 겪고 있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경영환경이 악화한 가운데 수익성이 낮은 교외 지역 점포 폐점은 더 진행될 것”이라고 짚었다.
국내 백화점 업계는 일찌감치 젊은 세대에 주력해 위기에 발 빠르게 대처하겠다는 입장이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젊은 세대들이 백화점에 관심을 덜 가지게 되면서 이들을 공략하기 위해 스포츠의류, 운동화를 주요하게 선보이고 있다. 백화점 1층에 화장품이 아닌 편집숍을 들이는 것은 파격 중의 파격”이라고 말했다.
신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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