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호텔업계가 경영난을 겪고 있지만 5성급 대기업 자체 브랜드 호텔과 세계 유명 체인 호텔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11일 호텔업계에 따르면 신세계조선호텔은 올 하반기에 ‘그랜드 조선 부산'을 부산 해운대에 연다. 이 호텔은 지난 6월 개장한 롯데호텔의 최상위 브랜드 ‘시그니엘 부산'과 불과 500m 떨어진 곳에 지어진다. 파라다이스호텔 부산을 비롯해 파크하얏트 부산, 부산 웨스틴조선호텔 등 또 다른 5성급 호텔도 멀지 않은 거리에 있다.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면서 각 그룹 최고경영진도 긴장감을 드러내고 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최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경쟁사인 시그니엘 부산을 방문한 사진을 올렸다. 신동빈 롯데 회장은 시그니엘 부산 개관식에 참석했고, 지난달 24일 개장한 휴양형 프리미엄 호텔인 여수 벨메르 바이 한화호텔앤드리조트에 개장 다음날 비공식 방문하기도 했다. 행보로 그룹 내 호텔 사업부문에 힘을 실어줬다는 해석이 뒤따랐다.
신세계조선호텔은 오는 12월께 그랜드 조선 제주도 켄싱턴 호텔 제주를 리모델링해 개장한다. 신라·롯데호텔 등 특급호텔이 모여있는 제주도 중문단지에 위치한다. 9~10월에는 롯데관광개발이 모두 스위트룸인 1600객실과 38층 전망대 등을 갖춘 ‘그랜드 하얏트 제주'를 열 예정이다. 그랜드 하얏트는 세계적인 호텔 체인을 운영하는 하얏트 그룹의 브랜드다. 부산만큼 제주도도 호텔 간 격전지가 되는 분위기다.
몬드리안 서울 이태원 호텔. 몬드리안 서울 이태원 제공
서울에는 세계적인 호텔 체인 아코르의 브랜드인 몬드리안·페어몬트·소피텔 등이 국내에 처음으로 진출한다. 요진건설이 옛 캐피탈호텔을 리모델링해 이달 연 ‘몬드리안 서울 이태원’은 ‘아시아 최초의 몬드리안 호텔’이라는 타이틀을 달았다. 페어몬트는 올해 말 여의도 현대백화점 옆에, 소피텔은 내년 초 잠실에 개장한다.
코로나19로 언제까지 외국인 관광객 입국이 끊길지 불투명한 상황에서도 5성급 호텔들이 계속 문을 여는 이유는 뭘까. 롯데호텔 관계자는 “호텔은 단기적인 수익보다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브랜드를 구축해나가는 사업이다. 코로나19로 업황이 어렵다고 계획을 크게 수정하지는 않는다”며 “시그니엘 부산은 개장 이후 평균 예약률이 70~80% 수준으로 특히 부산·제주 등 지역 호텔은 내국인 고객이 많이 찾고 있기도 하다”고 말했다.
영업을 미루면서 발생하는 손실도 만만치 않다는 현실적인 이유도 있다. 몬드리안 서울 이태원 관계자는 “3월에 준공을 완료했지만 코로나19로 개장을 미루다가 코로나19 상황과 수익성 등을 고려해 이제는 개장해야 한다는 판단으로 8월에 문을 연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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