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백화점이 10일 빵 월정액 서비스를 선보이는 점포와 브랜드를 늘린다고 밝혔다. 신세계 제공
코로나19 확산과 전자상거래 공세로 첩첩산중인 오프라인 유통업계가 정기결제 서비스로 활로를 찾고 있다. 고객의 매장 방문이나 반복 구매를 유도할 수 있는 월정액 서비스를 통해 집객 효과와 매출 증가를 꾀한다는 전략이다.
신세계백화점은 올해 초 타임스퀘어점에서 시작했던 빵 월정액을 전국 단위로 확대한다고 10일 밝혔다. 신세계의 빵 월정액은 월 5만원을 내고 일부 품목을 매일 1개씩 가져갈 수 있는 서비스다. 애초 신세계 타임스퀘어점 ‘메나쥬리’에서만 이를 선보였는데, 서비스 대상 지역을 본점·센텀시티점 등 5개 점포로 확대하고 브랜드도 ‘궁전제과’, ‘겐츠베이커리’ 등 백화점에 입점한 지역 빵집 4곳을 추가했다. 신세계는 “식품관 한가운데 위치한 베이커리 매장의 월정액 서비스는 손님 모으기에 효과적”이라며 “실제로 1월 시작한 타임스퀘어 메나쥬리의 베이커리 구독자 수는 현재 서비스 시작 때보다 60% 늘었다”고 덧붙였다.
최근 백화점, 할인마트 등 오프라인
유통업계에서는 온라인으로 이탈하는 고객을 붙잡기 위해 정기결제 서비스를 발굴하는 게 새 흐름으로 자리 잡았다. 주기적으로 점포를 방문해야 하는 월정액제로 고객들의 ‘록인(Lock-in·묶어두기) 효과’를 노린다는 전략이다. 이에 따라 롯데백화점은 월 5만원에 와인 4병을 제공하는 월정액 서비스를 내놨고, 이마트 트레이더스는 커피 월정액에 이어 피자 월정액을 출시한 바 있다. 편의점 업계도 커피 정액권(세븐일레븐), 얼음 정액권(이마트24) 등의 서비스를 선보였다. 세븐일레븐 쪽은 “정액권 서비스는 고객 입장에서는 정상가 대비 저렴한 가격으로 제품을 구매할 수 있고, 업체는 신규 및 단골을 확보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했다.
온라인쇼핑의 영향으로 고전하고 있는 오프라인 유통업계는 당분간 정기결제 서비스를 늘릴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점포 방문 중심의 월정액 서비스 한계를 지적하는 분석도 나온다. 글로벌 구독경제 컨설팅 업체 주오라가 지난 6월 펴낸 보고서를 보면, 지난 1분기 코로나19 국면에서 정기결제 서비스가 대체로 성장한 가운데 체육관·미용서비스 등 오프라인 점포 중심의 월정액 가입자는 감소했다. 주오라는 “장소 접근이 제한되면서 이들 서비스의 회원 가입이 감소했다. 다만 체육관 가입자가 감소한 대신 운동 앱이나 가정용 운동기구 등의 (비대면) 수요는 늘었다”며 “(구독 서비스가) 물리적인 장소 중심에 그치기보단 디지털 쪽으로도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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