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공룡 롯데, ‘아웃오브스탁’과 제휴
패션 유니콘 무신사, ‘솔드아웃’ 출시
최대 포털 자회사, 단숨에 1위 등극
‘리셀’ 시장, 세계적 매력 포인트로
패션 유니콘 무신사, ‘솔드아웃’ 출시
최대 포털 자회사, 단숨에 1위 등극
‘리셀’ 시장, 세계적 매력 포인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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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라인 유통망 활용하는 롯데 29일 롯데백화점과 아웃오브스탁 설명을 종합하면 롯데백화점은 한정판 운동화 재판매 플랫폼인 아웃오브스탁과 지난 28일 업무제휴협약을 체결했다. 협약 기간은 3년이다. 아웃오브스탁은 지난 2018년 11월 국내에서 최초로 스니커즈 리셀 플랫폼을 출시한 회사로 올해 상반기 매출은 약 50억원이다. 롯데백화점은 우선 아웃오브스탁과 협업해 롯데백화점에 한정판 운동화를 판매하는 오프라인 매장을 열겠다는 계획이다. 매장 개수 등 세부사항은 아직 논의 중이지만 올해 하반기 투자 규모가 20억원가량에 이를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더해 케이팝과 스니커즈 리셀을 연계한 페스티벌 등 문화 행사를 공동으로 추진하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 윤진희 아웃오브스탁 대표는 이날 <한겨레>와 통화에서 “롯데의 유통 인프라와 마케팅 전략을 바탕으로 한정판 운동화를 매입한 뒤 재판매, 세탁, 수선, 커스텀하는 사업과 명품 가방 등 다른 품목 리셀로까지 사업을 확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롯데는 강점인 오프라인 유통망을 활용해 스니커즈 리셀 시장에 진출한 뒤, 장기적으로는 다양한 콘텐츠와 협업을 통해 온라인 강화에도 나설 것으로 보인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한겨레>에 “한정판 스니커즈에 관심이 많은 밀레니얼·제트(Z) 세대를 백화점 고객으로 유치하려는 게 우선적인 목표”라며 “장기적으로는 온라인과 오프라인 모두에서 롯데백화점의 젊은 이미지를 구축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롯데백화점은 평촌점과 강남점에 슈즈 편집숍인 스니커바를 운영하고 있고, 앞서 아식스 등 신발 브랜드와 협업해 업계 최초로 백화점에서 온라인 래플(추첨) 방식으로 운동화를 판매하기도 했다. _______
패션 분야 전문성 내세운 무신사 앞서 지난 21일에는 패션 유니콘 기업인 무신사가 스니커즈 리셀 플랫폼 ‘솔드아웃’을 출시했다. 온라인 패션 플랫폼 무신사는 2001년 ‘무진장 신발 사진이 많은 곳'이라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시작해 국내 열번째 유니콘 기업의 자리에 등극했다. 무신사의 강점은 오랜 기간 구축해온 패션 마니아들의 온라인 커뮤니티와 자체 온라인 콘텐츠 등 패션 분야에서의 전문성이다. 무신사는 커뮤니티를 오프라인으로도 확장하기 위해 앞서 지난 9일 스니커즈 관련 오프라인 행사를 여는 국내 스니커즈 엔터테인먼트 스타트업 ‘스택하우스’에 전략적 투자를 하기도 했다. 오대진 무신사 신규사업팀 파트장은 <한겨레>와 서면 인터뷰에서 “한정판 스니커즈 시장은 무신사 회원들과 접점이 높아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비즈니스라고 판단했다”며 “무신사는 이미 무신사 매거진 등 자체 채널을 통해 한정판 스니커즈 발매 정보를 제공하고 있고, 무신사 커뮤니티 내에서 유저 간 스니커즈 거래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무신사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무신사티브이(TV)는 현재 구독자가 17만명이 넘는다. 무신사는 기존 콘텐츠에 더해 ‘오렌지킹’이라는 닉네임으로 유명한 김은수 지큐(GQ)코리아 스니커 칼럼니스트를 필진으로 섭외하는 등 자체 콘텐츠를 강화해나가겠다는 방침이다. _______
단기간에 업계 1위 오른 네이버 네이버는 지난 3월 스니커즈 리셀 시장에 깜짝 진출했다. 네이버의 자회사인 카메라 애플리케이션 운영사 스노우가 스니커즈 리셀 플랫폼 ‘크림’(KREAM)을 출시하는 방식이었다. 한동근 네이버 홍보팀 대리는 <한겨레>와 통화에서 “스노우는 밀레니얼·제트 세대들이 좋아할 만한 서비스를 계속 확장해나가는 스타트업같은 회사”라며 “크림도 이러한 차원에서 밀레니얼·제트 세대에 대해 더 많은 데이터를 쌓아나가는 등 확장성에 초점을 맞춰 출시했다”라고 설명했다. 스노우는 모바일 퀴즈 플랫폼인 잼라이브를 운영하고 있고, 증강현실(AR) 아바타 서비스인 제페토도 스노우에서 분사한 바 있다. 크림은 운동화의 정품 여부를 검수하는 전문 인력을 따로 두는 등 신뢰성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운동화가 비싼 값에 거래되는 경우가 많다보니 ‘이 플랫폼에서는 믿고 거래할 수 있다’는 신뢰성을 심어주는 게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 네이버가 온라인에 강한 기업인 만큼 크림 출시 이전에 나왔던 애플리케이션에 비해 사용자 인터페이스가 직관적이라는 점도 강점이다. 크림은 서울 마포구에 4층 규모의 쇼룸도 보유하고 있는데, 롯데백화점이 아웃오브스탁과 구상하고 있는 오프라인 매장과 달리 크림 쇼룸에서는 제품을 구매할 수 없고 유명 연예인의 신발 등 전시 상품을 구경만 할 수 있다. 다만 크림은 솔드아웃과 달리 자체 콘텐츠가 없고, 앱 내에서 기존 유튜브 영상을 끌어와서 제공하기만 한다는 게 약점이다. 크림 출시 이전에 국내 스니커즈 리셀 시장은 개인간 거래나 중소 플랫폼 위주였다. 이번에 롯데와 업무제휴 협약을 맺은 아웃오브스탁을 비롯해 엑스엑스블루, 프로그 등이 있다. 업계에서는 네이버가 단기간 내에 1위로 올라섰다고 평가하고 있다. 다만 최근 거대 유통기업인 롯데와 패션 유니콘기업 무신사 등도 경쟁에 뛰어들면서 시장이 재편될 것으로 보인다. _______
스니커즈 리셀 시장, 왜 매력적인가? 리셀의 사전적 의미는 ‘되팔기’지만 실제로는 단순 중고거래와 달리 희소성 있는 상품을 취미 혹은 가치 상승을 목적으로 재판매하는 것을 의미한다. 희소성 있는 상품을 선호하는 밀레니얼·제트세대 사이에서 스니커즈 리셀이 전 세계적으로 유행하면서 대기업들은 스니커즈 리셀시장을 이 세대를 겨냥한 미래 먹거리 시장으로 판단하고 있다. 관련 시장도 성장세다. 미국 투자은행 코웬앤드컴퍼니는 지난해 세계 스니커즈 리셀 시장 규모를 연간 20억달러로 추산했고, 2025년까지 약 6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에서도 중고거래 플랫폼 번개장터에서 올해 상반기 두 번째로 많이 거래된 품목이 스니커즈였고, 총 거래액은 41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4% 증가했다. 최근에는 리셀의 대표적인 품목인 운동화나 명품 가방뿐 아니라 비교적 저렴한 제품으로까지 품목이 확장되고 있다. 번개장터에 따르면 제품마다 다른 패턴이 특징인 ‘프라이탁’ 브랜드 가방은 올해 상반기 번개장터 거래액이 14억원이었고, 단종된 뒤 희소성이 높아진 ‘샌디라이온’ 스티커도 거래액이 1억원에 이르렀다. 권승욱 중고나라 홍보담당 매니저는 “과거에는 고가 명품이 리셀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했다면 최근에는 스타벅스 레디백 등 유행하는 아이템이나 의류 브랜드의 한정판 협업 제품 등 비교적 저렴하더라도 구하기 어려운 제품이면 모두 리셀 대상”이라며 “품목명을 주로 검색하는 다른 중고거래와 달리 리셀은 정확히 구하고자 하는 브랜드와 제품명, 사이즈 등을 검색해 제품을 구입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리셀 시장의 품목 자체가 확장되고 있는 만큼 스니커즈 리셀 시장에 뛰어든 대기업들이 이를 발판으로 다른 품목 리셀로까지 진출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김윤주 기자 ky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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