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녀는 석류를 좋아해’의 후속작 ‘미남은 복분자를 좋아해’. 롯데칠성음료 제공.
식품업계에서 오래전에 출시한 브랜드를 활용하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십수 년 만에 후속작을 내놓거나, 신제품을 스테디셀러의 자매품으로 출시하는 식이다. 소비자에게 이미 친숙한 브랜드를 활용해 소비자 호응을 끌어내고 마케팅 비용도 줄일 수 있다는 계산이다.
롯데칠성음료는 전북 고창, 순창 복분자로 만든 과일주스 ‘미남은 복분자를 좋아해’를 선보인다고 20일 밝혔다. 2006년 출시된 ‘미녀는 석류를 좋아해’의 후속작으로 ‘1탄’이 출시된 지 14년 만이다. 롯데칠성음료는 석류 제품처럼 ‘웰빙 주스’ 콘셉트를 앞세우고 라벨 등도 비슷하게 디자인했다고 설명했다. 회사 관계자는 “최근 커피 외에 다양한 맛의 음료를 찾는 소비자 욕구가 늘면서 출시한 제품”이라며 “30~40대 남성 소비자를 주 목표층으로 설정했다”고 말했다.
식품업계에서는 신제품을 예전에 출시한 브랜드의 후속작으로 내놓는 게 트렌드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오리온은 1991년 첫선을 보인 젤리 ‘마이구미 포도맛’의 후속작인 ‘마이구미 복숭아’를 1탄이 출시된 지 26년만인 2017년에 선보였다. 마이구미 복숭아는 출시 두 달 만에 누적판매량 500만개를 넘기는 등 인기를 끌었다. 빙그레는 1974년 출시된 스테디셀러 ‘바나나맛 우유’의 단지 모양을 살려서, 지난해 ‘바닐라맛 우유’, 올해 4월 ‘캔디바맛 우유’ 등 바나나맛 우유의 자매품을 꾸준히 내놓고 있다.
업계에서는 신제품을 예전 브랜드의 후속 격으로 출시할 경우 소비자의 주목도가 높고, 아예 새로운 브랜드를 출시할 때보다 마케팅 비용도 낮추는 효과가 있다고 본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미녀는 석류를 좋아해는 출시 당시 워낙 인기를 끌었던 제품인 데다 최근 레트로(복고) 인기가 높아지면서 해당 제품의 이미지를 차용한 신제품을 냈다”며 “인지도 있는 브랜드로 소비자에게 보다 빠르게 다가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했다.
신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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