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프로야구 무관중 경기가 이어지는 가운데 치킨, 주류업계가 각 구장과 계약을 마치고 관중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 관중 입장이 허용되어도 야구장 대표 음식인 ‘치맥’ 섭취는 당분간 금지되는데, 업계에서는 상징성이 큰 상권인 만큼 관중 입장만 허용되어도 홍보 효과가 작지 않을 것으로 기대한다.

14일 <한겨레> 취재를 종합하면, 치킨·맥주 업계는 구장별로 입점 계약을 마친 상태다. 치킨 업계 ‘빅3’ 중 한 곳인 비비큐(BBQ)가 잠실야구장 6개 매장을 포함해 총 6개 야구장의 16개 매장 운영 계약을 맺었고, 비에이치시(bhc)는 잠실야구장 등 5개 야구장에 26개 매장을 운영하게 됐다. 비비큐는 관중 수가 많은 잠실야구장에 매장을 늘렸고, 비에이치시는 야구장 4곳에 추가로 입점하게 돼 각자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는 게 업계 평가다.

맥주 업계도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계약을 마쳤다. 잠실·고척·사직야구장에선 오비맥주가, 광주·대구·마산·인천·수원 구장에선 하이트진로가, 사직·대전 구장에선 롯데칠성음료가 맥주 판매를 하게 됐다.

관중 입장이 시작되어도 관람석에서 취식할 수 없다는 케이비오(KBO) 매뉴얼에 따라 치맥을 먹긴 어렵겠지만, 치킨 업계는 다음 시즌까지 충분히 기다릴 수 있다는 입장이다. 잠실 등 일부 구장의 경우 계약 기간이 3년이기 때문에, 올 시즌이 지나더라도 내년에 매출·홍보 효과를 톡톡히 누릴 수 있다는 것이다. 매뉴얼을 보면 경기장 밖에서는 취식이 가능한 터라, 관중 입장이 허용되면 작지만 매출을 올릴 기회도 있다. 비비큐 관계자는 “부득이하게 코로나19로 상반기 영향을 받았지만, 아직 남은 경기가 있고 내년, 내후년도 있기 때문에 지켜보고 있다”며 “앞으로 관중이 입장하면 고객에게 브랜드를 알리고 제품도 홍보할 기회가 될 거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비에이치시 쪽도 “야구장은 브랜드와 제품을 널리 알릴 수 있는 곳”이라며 “(취식이 허용된다면) 매장 현장 방역 수칙을 준수해 팬들 기대에 부응할 생각”이라고 했다.

내후년까지 보고 있는 치킨 업계와 달리 맥주 업계는 다소 울상이다. 치킨과 달리 맥주는 시즌 단위로 계약을 맺는데, 시즌 반환점이 코앞인 상황에서 무관중, 취식 금지 흐름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각 맥주 업체의 전체 매출에서 야구장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지만, 상징성과 홍보 효과가 작지 않은 만큼 업체들은 시즌을 앞두고 구장별로 입찰 경쟁을 벌여왔다. 한 맥주 업체 관계자는 “야구장에서 판매되는 맥주 매출은 전체의 1%도 되지 않는 미미한 수준이지만 상징적 의미가 있어 중요한 곳”이라며 “올해는 경기장 내 맥주 소비가 어려워 뚜렷한 (광고) 효과를 기대하긴 어려워 보인다”고 했다.

신민정 기자 shi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