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이 싱가포르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인 ‘훅’(HOOQ)을 인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쿠팡이 전자상거래 업계의 대세로 자리 잡은 라이브 커머스를 강화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미국 경제지 <블룸버그>는 쿠팡이 싱가포르, 필리핀, 태국 등에서 서비스됐던 동영상 서비스업체 훅의 소프트웨어를 인수했다고 9일(현지시각) 보도했다. 훅은 싱가포르의 이동통신사 싱텔 및 소니, 워너 브라더스가 지분을 소유한 곳으로, 넷플릭스 등 경쟁업체에 밀려 지난 4월 30일 서비스를 중단했다. <블룸버그>는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이미 자산 인수 계약이 체결됐다”고 했으나, 쿠팡 관계자는 10일 <한겨레>와 통화에서 “다양한 사업 기회를 보고 있는 것은 맞지만 (인수 여부를) 확인해줄 수 없다”고 했다.
쿠팡이 동영상 서비스를 인수하면서 라이브 커머스 서비스를 구축할 가능성은 한층 커졌다. 라이브 커머스는 인터넷 생방송으로 소비자와 소통하면서 제품을 소개·판매하는 서비스다. 최근 영상에 익숙한 밀레니얼 세대가 핵심 소비층으로 떠오르면서 글로벌 전자상거래 업체들은 일찌감치 라이브 커머스를 강화해왔다. 중국에선 2010년대 중후반부터 다이훠(유명인이 상품판매를 하는 것)를 중심으로 라이브 커머스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지난 4월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타오바오의 생방송에서 4500만 위안(약 78억원)짜리 로켓이 판매되기도 했다. 코트라(KOTRA)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준 중국 라이브 커머스 가입자는 전체 전자상거래 이용자의 37.2%인 2억6500만명에 달한다고 한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도 지난해 라이브 커머스 서비스인 ‘아마존 라이브’을 선보였다.
쿠팡의 이번 인수로 국내 라이브 커머스 경쟁도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는 지난 3월부터 스마트스토어 입점 판매자들에게 라이브 커머스 툴을 제공하고 있으며, 카카오도 지난 5월 카카오쇼핑 라이브 첫 방송을 시작하며 라이브 커머스 경쟁에 불을 댕겼다. 라이브 커머스의 중요도가 커지자 11번가, 티몬 등 전자상거래 업체들은 일찌감치 이 시장에 뛰어들었으며, 롯데·신세계·현대 등 백화점 3사, 편의점 지에스(GS)25와 씨유(CU)도 라이브 커머스를 시도하는 추세다.
신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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