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백화점 잠실점에 있는 교보문고의 큐레이션 매장 ‘사적인 서점’. 롯데쇼핑 제공
오프라인 대형 유통업체와 서점이 ‘체험형 매장’으로 뭉치고 있다. 유통업체는 고객 유인 효과가 있는 서점을 내세워 매장 매출을 늘리고, 서점도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서 여러 시도를 해볼 수 있어서다. 오프라인 시장의 침체를 함께 겪고 있는 유통매장과 서점이 공통의 관심사로 결합하는 모양새다.
롯데백화점 잠실점에서는 교보문고가 입점 15년 만에 새 단장(리뉴얼)을 마치고 지난 3일 문을 열었다. 3758㎡(약 1100평) 규모의 매장 안에 책 추천 서비스, 테마형 독서 공간 등 고객 체험 기능을 강조했다는 게 롯데백화점의 설명이다. 교보문고가 이곳에 처음으로 낸 ‘사적인 서점’에서는 고객이 1대1 책 처방 프로그램을 통해 맞춤형 책을 추천받을 수 있고, 특정 주제를 다룬 도서들을 살펴볼 수 있는 테마형 독서 공간도 도입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부모와 아이가 함께 책을 볼 수 있는 쉼터와 북카페도 도입하는 등 새로운 서비스 공간을 만든 게 특징”이라고 했다.
10개월간의 새 단장 기간을 거쳐 지난 5월 재개장한 이마트 월계점도 서점 아크앤북을 새로 입점시켰다. 아크앤북은 독서 공간을 넓히고 독특한 테마에 따라 책을 분류해 이름을 알린 곳이다. 서점으로선 이례적으로 고객 주목도가 높은 매장 정중앙에 760㎡(약 230평) 규모로 자리해 화제를 모았다. 이마트 쪽은 “보통 서점은 조용하고 정적인 공간이라 마트 안에 서점을 둔 경우는 많지 않다. 다만 월계점을 ‘함께 즐기는 문화공간’ 콘셉트로 새로 단장하면서 서점을 입점시키게 됐다”고 했다.
유통업계는 개성 있는 서점을 통해 온라인쇼핑으로 이탈하고 있는 고객의 발길을 붙드는 효과가 있다고 보고 있다. 롯데백화점 쪽은 “서점은 도서뿐 아니라 문구, 음반, 생활용품같이 다양한 품목을 판매하고 있어 고객 유인 효과가 뛰어나다. 서점이 체험형 콘텐츠나 쉼터를 늘리고 있다는 점도 집객에 있어 긍정적”이라며 “매장이 큰 만큼 매출도 높아 백화점으로선 중요한 입점업체”라고 말했다. 이마트도 “아크앤북이 20·30세대에게 ‘힙한 곳’으로 인식되는 만큼 집객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온라인 공세로 침체를 면치 못하고 있는 서점 입장에서도 쇼핑 인구를 고객으로 끌어들일 수 있다. 교보문고 쪽은 “롯데백화점 잠실점같이 입점 10년 이상 된 매장은 (체험형 매장으로) 새 단장하고 있다”며 “유통업체에 입점하면 어느 정도 매장 규모를 확보할 수 있고, 쇼핑 인구 방문도 기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했다.
신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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