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이 부천 물류센터에서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했던 일과 관련해 이태원 방문 인천 학원 강사에 대한 소송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보건당국의 역학조사에서 쿠팡 부천 물류센터 안에서 기본적인 방역 수칙이 지켜지지 않았다는 점이 드러났지만, 쿠팡은 “이태원 강사의 거짓말이 없었더라면 달랐을 것”이라며 법적 조처를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쿠팡은 7일 “인천 학원 강사에 대해 법적 책임을 묻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쿠팡 관계자는 이날 <한겨레>와 통화에서 “어떤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는지를 검토하고 있다”며 “(집단감염에) 저희의 책임도 있지만, 애초에 인천 학원 강사의 거짓말 때문에 저희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확산이 많이 됐다고 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쿠팡은 부천 물류센터에서 발생한 집단감염이 인천 학원 강사의 거짓말에서 비롯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 5월 이태원 클럽을 방문한 뒤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인천 학원 강사가 초기 역학조사 당시 직업과 동선을 속인 탓에 2·3차 감염이 이어졌고 결국 부천 물류센터 집단감염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쿠팡은 지난 6일 자사 누리집 뉴스룸에 올린 ‘쿠팡 부천신선물류센터와 덕평물류센터의 가장 큰 차이는 이태원 강사의 거짓말’이란 제목의 글에서 “(추가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은) 고양 및 덕평 물류센터 확진자는 증상 발현 이틀 만에 확진 통보된 데 비해 부천신선물류센터 첫 확진자는 무려 11일 후에야 통보됐다”며 “이렇게 역학조사가 늦어진 이유는 이태원 방문 학원 강사의 거짓말 때문이었다. 이 때문에 부천물류센터 내에서 접촉자 확인 및 격리가 지연됐고 쿠팡도 전혀 알 수 없던 상황에서 감염이 퍼졌던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이태원 강사의 거짓말이 없었더라면 부천물류센터 감염 발생 양상은 크게 달라졌을 것”이라며 “쿠팡은 부천신선물류센터 코로나19 감염 발생 이전부터 코로나19 관련 정부의 각종 지침을 모두 충실히 이행했다”고 주장했다.
쿠팡의 이 같은 조처는 ‘부천 물류센터에서는 방역 수칙이 지켜지지 않았다’는 보건당국의 조사 결과와 배치된다. 박능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1차장(보건복지부 장관)은 지난 6일 중대본 회의에서 “152명이 감염된 (쿠팡) 부천물류센터와 달리 이 센터에는 확진자가 이틀간 200여 명과 접촉했으나 단 한 명의 추가 감염도 없었다”며 “종사자들은 마스크를 착용하고 거리두기를 지켰으며, 확진자도 증상 발생 뒤 이틀 만에 진단을 받아 접촉자 수를 확연히 줄일 수 있었다”고 했다. 부천 물류센터에선 휴게실, 식당 등에서 거리두기가 지켜지지 않았다는 점을 내포한 것이다.
이에 대해 쿠팡은 ‘보건당국의 역학조사 결과에 반박하는 것이냐’는 <한겨레>의 질문에 “그렇지 않다”며 “인천시가 해당 강사를 경찰에 고발한 사례를 참고했다”고 설명했다.
신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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