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점 재고 온라인 판매 누리집의 접속 장애를 부를 정도로 재고 면세품을 사려는 소비자들이 쏠리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판매 부진을 겪던 면세점들은 정부의 승인 아래 면세품을 자체 유통망을 통해 판매하기 시작했다. 면세품이 시중에 풀리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3일 신세계인터내셔날은 공식 온라인몰 ‘에스아이빌리지’를 통해 10시부터 면세점 명품 재고를 판매하기로 했으나 한 시간 넘게 접속이 지연됐다. 이날 오전 11시 현재 에스아이빌리지 누리집은 “접속자가 많아 사이트 접속이 원활하지 않다. 잠시 후 재접속 해달라”고 안내하고 있다. 판매 시작 전인 이날 오전 9시40분께부터 해당 누리집은 접속이 불가능했다.
애초 이날 재고 판매에는 생로랑, 보테가베네타, 발렌시아가, 발렌티노 등 4개 명품 브랜드가 참여해 200여개 품목을 백화점에서 판매되는 정상 가격보다 10~50% 가량 할인해 판매하기로 했다. 재고 면세품이 시중에 풀리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관세청이 지난 4월 코로나19 여파로 매출이 급감한 면세업계를 지원하기 위해 재고 면세품의 내수 통관 판매를 오는 10월29일까지 한시 허용한 데 따른 것이다.
다만 샤넬·에르메스·루이비통 등 초고가 명품 브랜드는 브랜드가 재고품 판매를 반대하고 있어 포함되지 않았다. 병행수입 방식으로 판매돼 정식 국내 판매품처럼 사후관리(AS)도 받기 어렵다. 그럼에도 정품이 확실한 상품을 저렴한 가격에 살 수 있다는 장점에 소비자들이 몰린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 인터내셔날 쪽은 “일 평균 트래픽이 20만명 정도인데, 면세점 재고 판매에 접속자가 늘 것을 대비해 평소보다 20배 가량으로 트래픽을 증설해놨다”며 “그럼에도 짧은 시간에 15만명이 한꺼번에 접속하는 등 접속자가 많아 누리집 접속이 지연되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면세점도 오는 26일 시작하는 ‘대한민국 동행세일’ 기간에 10여개 브랜드의 재고를 롯데백화점과 롯데아울렛 등 국외 명품이 입점하지 않은 매장 3곳에서 판매하기로 했다. 신라면세점도 이달 패션 잡화 등 재고를 판매하기 위해 주요 브랜드 및 온라인·오프라인 판매처와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김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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