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쿠팡 물류센터 발 확진자 수가 100명을 넘어선 가운데, 편의점 등 근거리 소매점의 매출이 늘면서 쿠팡 쇼핑객 일부가 편의점 등 근거리 소비처로 이동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재난지원금 등으로 편의점 매출이 증가하는 시기라 ‘반사이익’이라고 보긴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편의점 업계에서는 쿠팡 소비자 일부가 편의점으로 넘어왔다고 보고 있다. 코로나 확진자 수가 늘면서 대형마트보다는 편의점을 선호하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편의점 지에스(GS)25의 지난달 29일~31일 유아용품(61.8%), 생수(25.4%) 등의 카테고리 매출이 전주대비 두 자릿수 이상 늘었다고 밝혔다. 전자상거래를 통해 구매하는 비율이 높은 품목들이다. 지에스25 쪽은 “유아용품같이 소비자들이 민감해하는 품목이나 전자상거래에서 많이 구매하는 생수 등의 매출이 늘었다”며 “인터넷 쇼핑 수요가 일부 넘어오고 재난지원금 효과도 있었다고 본다”고 했다. 씨유(CU)도 같은 기간 전주대비 생수(29.2%), 기저귀(10.6%) 등의 매출이 모두 늘었다고 했다. 씨유 관계자는 “근거리 소비가 늘어난 데다 재난지원금, 계절적 요인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이는 배송에 대해 염려하는 소비자를 중심으로 일부 이탈이 있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쿠팡 등은 “배송 전 방역절차를 밟고 있다”고 거듭 밝히고 있으나, 일부 쿠팡 이용자들은 불안을 호소하고 있다. 1일 인터넷카페 등에는 “쿠팡에 주문해도 될지 모르겠다”는 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경기도 신도시의 한 지역 카페에는 “쿠팡 저렴하고 로켓배송도 되는데 코로나 때문에 망설여진다”(딸**)는 글이 올라왔고, 또 다른 카페에서도 “감염은 안 된다지만 찝찝한 건 어쩔 수 없다. 주문할 게 많은데 장바구니에만 있다”(뽀**)는 댓글이 남겨져 있었다. 이에 대해 쿠팡은 부천 물류센터 집단 감염 이후 매출 추이나 주문 취소율 여부에 대해서 정보를 공개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쿠팡 관계자는 “매출이나 취소율에 대해서는 공개하기 어렵다”면서 “현재는 방역 당국 협조에 집중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한편 쿠팡 외 다른 전자상거래 업체에서는 뚜렷한 변화가 없다고 했다. 에스에스지(SSG)닷컴은 지난 29일 새벽배송 주문 건수와 매출이 전주 같은 요일 대비 각각 14%, 37% 늘었다고 했지만, 주말(30~31일) 매출 추이 등은 큰 변화가 없다고 했다. 이름을 밝히길 꺼린 또 다른 전자상거래 업체도 “동종업계로서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어 수치를 밝히긴 어렵지만, 매출 상의 큰 변화는 없었다”며 “쿠팡으로 인한 반사이익은 크지 않다”고 했다.

신민정 기자 shi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