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역 사촌’ 감태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주요 전자상거래 업체에서는 1년 전에 견줘 감태 거래가 급격히 증가했고, 편의점에서는 9천원에 육박하는 감태 김밥이 매출 1위에 올랐다.
‘단맛이 나는 이끼’라는 뜻의 감태는 갯벌에서 자라는 미역과 유사한 해조류로 파래보다 가늘고 매생이보다는 굵은 게 특징이다. 충남 태안·서산, 전남 장흥·무안이 주산지로, 12월~3월에만 채취할 수 있고 채취·세척·말리기 등을 모두 수작업으로 해야 해 김이나 미역 같은 해조류보다 값이 배로 비싸 고급 한식당 등에서 주로 찾아볼 수 있는 식재료다.
그랬던 감태가 에스엔에스(SNS)에서 유명한 식당과 방송 등을 통해 소개되면서 1년 새 판매량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분식집에서 ‘감태 주먹밥’이 인기를 끌고, 이달 초 <한국방송>의 예능 프로그램 ‘신상출시 편스토랑’이 감태를 주재료로 사용하면서 감태가 20·30대에도 친숙한 식재료가 됐다는 것이다. 감태 상품 6종을 판매하고 있는 마켓컬리는 해당 상품들의 판매량이 한 달 전 대비 20%, 전년 동기 대비 176% 증가했다고 밝혔고, 오픈마켓인 11번가에서도 감태 상품은 전년 동기 대비 결제액이 509%나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감태 고명을 얹은 제일제면소의 ‘냉크림 우동’(맨 왼쪽)과 송원식품의 ‘감태 트러플 페스토’. 각 사 제공
감태 인기가 높아지면서 관련 제품도 속속 나오고 있다. 편의점 씨유(CU)는 ‘편스토랑’에 나온 ‘완도 전복 감태 김밥’(8900원)과 ‘소라 감태 김밥’(3900원)을 이달 초부터 판매하고 있는데, 초도 물량이 90% 이상 판매되며 20여 가지 김밥 중 매출 1위에 올랐다고 했다. 20대(28%), 30대(41.1%)가 가장 많이 사 먹는 것으로 나타났다. 씨유 관계자는 “매출이 높은 건 가격 영향도 있지만 판매량도 그만큼 받쳐줬기 때문”이라며 “식재료를 구하는 게 쉽지 않고 다른 김밥보다도 품이 많이 드는데, 인기가 높아 물량을 맞추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감태 인기가 높아지며 씨제이(CJ)푸드빌의 제일제면소는 여름철 메뉴인 ‘냉크림 우동’을 출시하며 감태 고명을 얹었고, 송원식품은 감태와 트러플(송로버섯)을 섞어 빵에 발라먹을 수 있는 ‘감태 트러플 페스토’를 출시했다고 밝혔다.
신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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