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손에 잡고 먹을 수 있도록 고안된 ‘원 핸드 스낵’이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1인 가구가 늘어나면서 소용량 과자 수요가 높아진 데다, 스마트폰을 보면서 과자를 먹는 이들이 늘면서 작은 봉지의 과자가 주목받고 있다고 보고 있다.
국내 원 핸드 스낵의 원조는 오리온에서 출시한 ‘치킨팝’이다. 2012년 매콤·달콤한 맛과 바삭한 닭강정의 식감에서 착안한 치킨팝의 봉지 크기는 가로 10.5㎝, 세로 20㎝로 보통 과자봉지의 절반 정도 크기다. 오리온은 기존 봉지 과자보다 길쭉한 봉지 과자를 내놓게 된 데 대해 “가성비와 먹는 재미를 고려했다”고 말했다. 오리온 관계자는 “실속형 과자로 출시하면서 세로로 긴 모양의 ‘스탠딩 파우치’형으로 출시하게 된 것”이라며 “한 손에 봉지를 들고 털어먹는 재미도 살렸다”고 했다. 2016년 1월 오리온 이천공장 화재로 한동안 생산이 중단됐던 치킨팝은 지난해 2월 재출시 후 원 핸드 스낵으로 주목받으면서 1년간 누적 판매량 2800만봉을 넘겼다.
롯데제과 꼬깔콘 플레이(왼쪽)와 크라운제과 죠리퐁 마시멜로.
다른 업체들도 최근 1인 가구 등을 노리며 미니 과자를 출시하고 있다. 롯데제과는 지난해 자사 스테디셀러인 꼬깔콘을 세로로 길게 만든 ‘꼬깔콘 플레이’를 출시하고 있으며, 지난달에는 해산물맛 스낵 ‘오잉’의 칠리새우맛 신제품을 한 손에 잡기 쉬운 크기로 선보였다. 롯데제과 쪽은 “전에는 여러 명이 나눠 먹을 수 있는 과자를 출시했다면, 최근에는 1인 가구가 늘고 소용량 과자를 선호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며 “이왕이면 한 손에 잡고 봉지째 먹을 수 있도록 했는데 소비자 반응도 좋다”고 말했다. 크라운제과는 ‘죠리퐁’을 미니 스낵으로 내놓으며 마시멜로를 추가했다. 크라운 관계자는 “크기가 작아서 다니면서 먹기에도 편리해 10·20대가 특히 선호한다. 젊은층에 인기가 있는 만큼 마시멜로를 넣는 등 트렌드를 고려한 제품을 내놓고 있다”고 했다.
세븐일레븐에서 출시한 가나팝콘. 세븐일레븐 제공
편의점 업계도 뛰어들었다. 지난달 세븐일레븐은 900원~1천원짜리가 많은 원 핸드 스낵 시장에서 1500원짜리 ‘가나 팝콘’을 선보였다. 롯데제과의 가나초콜릿과 협업해 초콜릿을 입힌 팝콘이다. 세븐일레븐은 “최근 외출이 줄고 모바일 기기 이용 시간이 늘어나면서 손에 묻히지 않고 봉지째 털어먹을 수 있는 원 핸드 스낵 상품들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며 “현재 총 15종의 상품을 판매하고 있으며, 매출도 월평균 20%가량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신민정 기자
shi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