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비고 파우치형 죽(왼쪽 두 개)과 용기형 죽. CJ제일제당 제공
파우치 포장재 덕에 죽, 음료 매출이 늘고 있다. 업계에서는 파우치가 플라스틱 포장재보다 부피가 작아 처리가 쉽고, 크고 작은 용량을 모두 담아낼 수 있는 덕에 소비자 선호도가 높다고 보고 있다.
씨제이제일제당은 2018년 11월 출시한 ‘비비고 죽’이 파우치 포장 등에 힘입어 출시 1년 5개월 만에 누적 매출 1천억원을 올렸다고 28일 밝혔다. 비비고 죽은 파우치형 제품과 플라스틱 용기에 담긴 용기형 제품 두 종류로 출시되는데, 파우치 제품이 인기를 끌면서 6:4 비율로 파우치형 제품이 더 많이 생산되고 있다고 한다.
씨제이제일제당은 파우치 제품의 인기 비결로 용기형 제품에 비해 많은 양을 담을 수 있는 점 등을 꼽고 있다. 파우치 포장은 플라스틱 용기보다 포장 자체가 가볍고, 파손 위험이 적어 많은 양을 담기 수월한 편이다. 씨제이제일제당 관계자는 “파우치형 제품의 용량은 450g으로 200g대인 용기형 죽 제품들과 비교하면 두배가량 양이 많다. 기존 상품 죽의 용량에 아쉬움을 느꼈던 고객들에게 파우치 죽이 좋은 반응을 얻은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마트24와 쟈뎅이 공동기획한 1ℓ짜리 아메리카노 파우치 음료. 이마트24 제공
편의점에서 주로 판매되는 파우치 음료 매출도 매년 두 자릿수 이상 증가하고 있다. 씨유(CU)는 전년 대비 파우치 음료 매출 신장률이 2017년 18.6%, 2018년 10.6%, 2019년 12.0%로 매년 매출이 늘고 있다고 밝혔다. 컵 얼음과 함께 음료를 사는 고객이 늘어나면서 상온에 진열해놓는 파우치 음료의 매출이 함께 늘어났다는 분석이다. 씨유 관계자는 “2009년 컵 얼음이 개발되면서 ‘짝꿍 제품’인 상온에 두는 파우치 음료의 인기도 함께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마트24에서도 지난해 파우치 음료 매출이 전년 대비 25.6% 증가했다. 이마트24 쪽은 “파우치 음료 용량이 얼음 컵에 딱 맞게 출시된다. 파우치 음료를 뜯어서 얼음 컵에 부어 먹는 것이 하나의 흐름처럼 자리 잡으면서 매출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파우치 음료 제조사도 이러한 흐름에 맞춰 제품을 다양화하는 추세다. 2005년 파우치형 음료를 국내에서 처음 선보인 원두커피 제조사 쟈뎅은 최근 이마트24와 함께 1ℓ짜리 아메리카노 파우치 음료 2종을 선보였다. 쟈뎅 관계자는 “2005년 편의점 유통을 추진하며 기존 제품과의 차별화를 위해 파우치 음료를 개발하게 됐는데, 소비자 입장에선 뜯어서 먹기가 편하고, 편의점에서도 상온 보관이 가능하면서 자리를 적게 차지한다는 장점 때문에 인기를 얻게 됐다”며 “소비자 선호도가 커지면서 대용량 제품도 출시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신민정 기자
shi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