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직접 타격을 입은 백화점 업계가 가전 판매에 주목하고 있다. 주요 부문의 매출이 감소하는 속에서도 가전 품목은 결혼 성수기, 사회적 거리두기 등의 영향으로 유일하게 매출이 늘고 있어서다.
신세계백화점은 코로나19 여파로 백화점 전체 매출이 줄고 있지만 가전 부문 매출은 3월 중순 이후 두 자릿수 이상 늘었다고 7일 밝혔다. 신세계백화점 쪽은 “3월1일~15일까지 가전 매출이 전년 같은 기간에 견줘 18.9% 감소했으나 16일~31일 실적은 전년 동기 대비 34.4% 늘었다”고 말했다. 지난 2월과 3월 두 달 동안 백화점 전체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22.8% 줄어든 것과 대비된다.
신세계는 최근 들어 가전 매출이 부쩍 늘어난 이유를 결혼식을 미룬 예비부부가 혼수용 가전은 예정대로 구매하기로 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지난달 16일~31일 이 백화점 가전 부문 연령별 매출 비중은 20대 9.4%, 30대 32%이다. 주로 신혼부부 연령대인 20·30대가 매출을 이끌었다는 게 백화점의 분석이다. 백화점 쪽은 “코로나19로 예식을 미루게 된 예비부부들이 신혼집 계약은 연기할 수 없으니 혼수 마련에 나서면서 매출을 이끌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집에 머무르게 된 이들도 가전 매출 증가에 한몫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3월 16일~31일 김치냉장고와 전기밥솥의 매출이 각각 50%, 13.4% 늘었다고 밝혔다. 롯데백화점 쪽은 “코로나19로 집밥 수요가 늘면서 김치냉장고와 전기밥솥이 인기를 끌고 있다”며 “최근 김치냉장고는 육류·과일 보관 등 ‘보조 냉장고’로 주목받고 있고, 전기밥솥도 수육·찜 등 다양한 요리법을 소화할 수 있는 기능을 하면서 집밥족의 필수품이 됐다고 본다”고 말했다. 신세계도 3월 65인치 이상의 초대형 티브이(TV)가 티브이 전체 매출의 70%를 차지했다며 “‘집콕’을 하는 사람이 늘면서 다양한 영상 콘텐츠를 즐기려는 이들 덕에 대형 티브이가 가전 매출 확대에 기여했다”고 분석했다.
신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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