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폰과 편의점의 ‘밀월’이 가속화하고 있다. 알뜰폰은 편의점을 통해 비용 부담을 최소화하면서 오프라인 매장 필요성을 해소하고, 편의점은 알뜰폰 취급으로 매출을 늘리면서 ‘동네 유통 중심’ 꿈에 한발 더 다가갈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양 쪽의 ‘윈-윈’ 구조가 “이동통신 개통하러 편의점 간다”는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내고 있다.
에스케이텔레콤(SKT)의 알뜰폰 자회사 에스케이텔링크는 27일부터 전국 씨유(CU) 매장에서 알뜰폰 서비스 ‘에스케이(SK)세븐모바일’용 유심을 판매한다고 26일 밝혔다. 씨유 매장에서 유심을 구입한 뒤 에스케이세븐모바일 온라인 통합몰(www.sk7mobile.com)이나 개통센터(1599-3508)를 통해 개통을 진행하면 된다. 요금제는 월 5500원(이하 부가세 포함)에 음성통화 100분, 문자메시지 100건, 데이터 1GB를 기본 제공하는 ‘초저가’, 동영상 실시간 재생 서비스 ‘웨이브’와 음원 서비스 ‘플로’ 같은 콘텐츠들을 싸게 이용할 수 있게 해주는 ‘웨이브·플로 무제한 유심’ 등 다양하게 준비돼 있다.
알뜰폰은 기존 이동통신사 통신망을 도매 값에 빌려 제공하는 이동통신 서비스다. 기존 이동통신 서비스에 견줘, 품질은 같으면서 요금은 절반 이하 수준인 게 특징이다. 기존 이동통신 이용자가 알뜰폰으로 옮기면, 쓰던 단말기와 전화번호를 그대로 쓸 수 있다.
에넥스텔레콤도 알뜰폰 서비스 ‘에이(A)모바일’용 유심을 전국 이마트24 매장을 통해 판매한다고 이날 밝혔다. 전국 어디서나 가까운 이마트24 매장을 방문해 유심을 구입한 뒤 ‘A모바일 이마트24 요금제 가입 누리집’(www.amobile.co.kr/emart24/main.asp)에서 개통을 진행하면 된다. 요금제는 월 2만6400원(개통 뒤 12개월 동안은 1만6500원)에 음성통화 100분, 문자메시지 100건, 데이터 15GB(소진 뒤에는 3Mbps로 속도 제한)를 기본 제공하는 ‘A데이터무제한’, 월 3만6300원(12개월 동안은 2만900원)에 음성통화·문자메시지 무제한, 데이터 11GB(다 쓴 뒤에는 하루 2GB씩 더 주고 이마저 소진하면 3Mbps로 속도 제한)를 쓰게 하는 ‘요금폭탄방지 매일 2GB’, 월 3만6300원에 음성통화·문자메시지 무제한과 데이터 9GB를 기본 제공하는 5세대(5G) 요금제 ‘A5G라이트’ 등 8종 중에서 고를 수 있다. 앞서 엘지유플러스(LGU+)의 알뜰폰 자회사 미디어로그는 지에스(GS)25, 케이티(KT)의 알뜰폰 자회사 케이티엠모바일은 세븐일레븐, 엘지(LG)헬로비전은 씨유와 각각 손잡고 전국 편의점 매장에서 알뜰폰 서비스용 유심을 판매하고 있다.
편의점 업체와 알뜰폰 사업자 모두 ‘윈-윈’이 가능하다고 보고 손잡기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습이다. 편의점 쪽은 그동안 동네 소규모 유통 허브를 꿈꾸며 취급 품목을 택배 서비스 등으로 넓혀왔는데, 이동통신 서비스도 매력적인 품목으로 꼽는다. 알뜰폰 쪽은 오프라인 매장 운영 필요성을 느끼면서도 비용 부담 때문에 운영하지 못했는데, 편의점을 통해 해소할 수 있다고 본다.
에스케이텔링크 송한기 매니저는 “알뜰폰 사업자들이 편의점과 손잡는 배경에는, 편의점을 많이 이용하는 20대 젊은 소비자를 잡자는 속내가 크다. 어르신과 취약계층에 집중돼 있는 가입자 층을 20대로 확대하는 수단으로 편의점을 꼽고 있는 것”이라며 “지금은 알뜰폰 사업자와 편의점 업체가 한 곳씩 꼽아 손잡고 있지만, 곧 모든 알뜰폰 사업자들이 모든 편의점 업체와 서로 손잡는 형태로 확대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재섭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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