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유의 ‘4월 개학’으로 판로가 막혀있던 급식용 식재료들이 대형마트와 전자상거래를 통해 팔리게 됐다. 농림축산식품부가 급식 친환경 농산물 긴급지원 대책을 내놓으면서 학교에 납품되기로 한 물량이 유통 업계를 통해 시중에 풀리게 됐다.
홈플러스는 급식용 식재료로 납품되던 친환경 농산물을 매입해 오는 26일일부터 4월1일까지 저렴하게 판매하는 행사를 진행한다고 25일 밝혔다. 유기농 쌀 100톤(10kg에 3만2900원), 무농약 완숙 토마토 8톤(750g에 5990원), 친환경 채소 33종 14만봉 등 평소보다 2~6배 물량의 친환경 농산물을 확보했다는 게 홈플러스의 설명이다. 롯데마트도 충남 친환경 농가와 함께 오는 26일부터 일주일 동안 기획전을 열어 급식용 양송이(150g에 2180원), 대파(300g에 1380원), 양파(1kg에 2580원) 등 16개 품목 122톤 물량을 전 점포에서 판매한다. 롯데마트는 “급식 납품용 채소류, 과일류의 납품 일정이 불투명해지면서 2주간 유통돼야 하는 물량이 농가에 쌓여있는 상황”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11번가도 지난 18일과 24일 두 차례에 걸쳐 급식 납품용 채소, 과일을 3.5kg 묶음으로 판매했다.
친환경 농산물의 최대 소비처가 학교이기 때문에 친환경 농가들은 개학 연기로 어려움을 호소해왔다. 농산물은 저장이 쉽지 않은 데다 농가에서 막대한 물량을 판매할 새 판로를 바로 찾기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농림축산식품부의 2018년 친환경농산물 유통실태 조사를 보면 2018년 학교 급식으로 소비된 친환경 농산물은 전체 공급량의 39%(약 8만톤)로 대형유통업체(29.4%), 친환경 전문점 및 생협(19.2%)보다 비중이 높았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는 2018년 보고서에서 “식품 안전에 대한 수요와 학교 급식 관련 예산 확대로 급식이 친환경 농산물의 최대 유통 경로가 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농식품부는 개학이 4월6일로 추가 연기되며 예상되는 피해 규모는 41개 품목에 406톤이라고 지난 23일 분석한 바 있다.
신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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