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인터내셔날의 여성복 브랜드 보브. 신세계인터내셔날 제공
의류·잡화의 주요 판매통로가 온라인으로 옮겨가면서 패션 업계가 잰걸음을 하고 있다. 신상품 업데이트 간격을 줄이기 위해 매달 신제품을 출시하거나, 백화점에선 살 수 없는 온라인 전용 제품도 선보이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여성복 브랜드 보브는 올해부터 정기 컬렉션을 없애고 새 제품을 다달이 선보이기로 했다고 17일 밝혔다. 통상 봄·여름, 가을·겨울 단위로 6개월마다 신제품을 내놨는데 이를 월 단위 출시로 바꾼 것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 관계자는 “온라인에서 빠르게 신제품을 선보이기 위해 매달 출시로 바꾸게 됐다”며 “지난해 하반기쯤부터 패션업계에서 신제품을 정기적으로 내놓는 게 아니라 수시로 내놓는 게 유행하고 있어 대세를 따르는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20~30대를 중심으로 판매 채널이 백화점에서 온라인몰로 이동하면서 신상품을 더 자주 내놓게 됐다고 설명한다. 신상품을 수시로 업데이트해 고객의 눈길을 사로잡겠다는 전략이다. 한섬의 잡화 브랜드 덱케는 지난해 4월 온라인 전용 브랜드로 새단장하면서 신제품 출시도 기존 3~4개월 단위에서 2주 단위로 바꿨다고 했다. 한섬 쪽은 “최신 트렌드를 반영하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 올라오는 고객 반응에 빠르게 대응하기 위해 출시 주기를 짧게 바꿨다”고 설명했다.
코오롱인더스트리의 잡화 브랜드 쿠론도 지난해 하반기부터 정기 컬렉션은 유지하되 일부 신제품을 주 단위로 선보이고 있다고 했다. 코오롱인더스트리 관계자는 “한 시즌에 같은 상품을 계속 보여주기보단 고객들이 계속 새로운 느낌을 받을 수 있게 일부 제품은 전략적으로 주 단위로 선보이고 있다”고 했다.
오프라인 매장이 있지만 온라인에서만 살 수 있는 전용 컬렉션을 내놓는 곳도 있다. 삼성물산의 패션 브랜드 빈폴은 20~30대를 겨냥한 온라인 전용 컬렉션 ‘그린 빈폴’을 선보이고 있다. 유통 비용과 인건비 등을 절감해 오프라인 제품보다 가격을 20% 가량 낮춘 게 특징이다. 삼성물산 쪽은 “온라인 채널을 잘 활용하는 밀레니얼 고객을 대상으로 하다 보니 온라인 전용 제품을 내놓게 됐다. 접근성이 좋고 가격도 더 싸서 온라인으로 구매하는 고객이 늘고 있다”고 했다.
실제로 백화점 패션 부문 매출은 감소하고 온라인에서의 관련 매출 규모는 커지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의 통계를 보면 지난해 백화점 여성정장(6% 하락), 여성캐주얼(11.1% 하락), 남성 의류(3.5% 하락) 등 패션 부문은 매출이 하락했다. 반면 온라인 패션·의류 부문 매출은 전년 대비 7.8%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신민정 기자
shi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