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판매되는 일부 임신테스트기의 민감도가 떨어져 부정확한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한국소비자원은 시중에 유통되는 임신테스트기 23개 제품을 조사한 결과 7개 제품의 민감도가 떨어졌다고 10일 밝혔다. 임신테스트기는 임신과 관련한 호르몬의 농도를 측정해 임신 여부를 판별하는데, 7개 제품에서는 농도에 대한 민감도가 떨어지는 탓에 음성으로 나오거나 양성으로 판독하기 어려울 정도로 약한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해당 제품은 ‘원체크원 얼리체크’(제조원 래피젠), ‘센스틱 얼리’(래피젠), ‘퀵테스트 하이’(인티스), ‘바이오카드’(바이오제멕스), ‘첵스틱’(인티스), ‘트리첵’(프로테옴텍), ‘이노첵’(프로테옴텍) 7개다. 소비자원은 “해당 제품을 임신테스트기 권장 사용 시기인 ‘다음 생리 예정일’ 이전에 사용할 경우 부정확한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조사한 제품 중 조기진단용 제품 4개는 ‘99% 이상 정확도’와 ‘생리예정일 4~5일 전 확인’ 같은 표기를 함께 쓰고 있어 소비자가 오인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원은 “생리예정일 4~5일 전에는 호르몬 농도가 낮아 임상적으로 정확도가 높지 않은데, 해당 표기는 ‘생리예정일 4~5일 전에 써도 99% 이상 정확도를 나타낸다’는 것으로 소비자가 오해할 수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밖에도 소비자원은 임신테스트기에 대한 규격과 시험방법이 명확하지 않아 제조업체들이 식품의약품안전처 가이드라인, 미국 식품의약국(FDA) 기준 등을 제각각 따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소비자원은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관련 업체에 제품 품질 개선, 민감도가 떨어지는 제품의 자발적 회수와 판매중단, 소비자가 오인할 수 있는 표시 개선 등을 권고했다”며 “식약처에는 임신테스트기 성능과 표시사항에 대한 관리·감독 강화와 임신테스트기의 기준·규격 마련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신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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