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어린이 과학교구에서 환경호르몬이 안전기준보다 최대 479배 초과해 검출된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소비자원은 온라인 쇼핑몰에서 판매되는 어린이 과학교구 25개 제품(자동차 만들기 5개·탱탱볼 만들기 7개·야광팔찌 만들기 6개·석고방향제 만들기 7개)을 대상으로 안전성과 표시실태를 조사한 결과를 12일 발표했다. 조사 결과 일부 제품에서는 안전기준을 초과한 유해물질이 검출됐고, 대부분은 케이시(KC)마크 같은 안전확인 표시 없이 판매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유해물질 시험 결과, 자동차 만들기 5개 제품 중 3개의 집게 전선에서 환경호르몬인 프탈레이트계 가소제가 안전기준(총합 0.1% 이하)을 넘겨서 검출됐다. 프탈레이트계 가소제는 내분비계 교란물질로 심할 경우 간·신장 등의 손상을 유발하며, 남성 정자 수 감소·여성 불임 등 생식기능에 영향을 미치는 환경호르몬이다. 소비자원의 조사 결과 제조사 스팀사이언스의 ‘색 혼합 전동 풍력자동차(1인용)’는 최대 479배, 상아사이언스의 ‘속도 조절 풍력자동차 만들기’는 최대 397배, 사이언스타임의 ‘친환경·청정에너지 전기자동차 만들기’는 최대 317배를 초과해 검출됐다.
탱탱볼 만들기 7개 전 제품도 완성된 탱탱볼의 붕소 용출량은 안전기준에 맞았으나, 만드는 과정에서 피부에 접촉하는 액체 혼합물에서 안전기준(300mg/kg 이하)을 초과하는 붕소가 나왔다. 붕소는 반복해서 닿으면 생식기능과 발달에 영향을 미치는 물질로, 소비자원은 장갑을 끼고 탱탱볼을 만들 것을 권고했다. 그 밖의 조사대상인 야광팔찌 만들기, 석고방향제 만들기 전 제품에서는 유해물질이 검출되지 않았다. 그러나 25개 모든 조사대상 제품은 안전확인표시인 케이씨마크를 누락해 안전확인 표시가 미비한 것으로 조사됐다.
소비자원은 이번 조사에서 안전기준을 초과하여 유해물질이 검출된 자동차 만들기 교구를 제조·판매한 사업자에게 시정을 권고했고, 해당 사업자는 이를 수용해 판매 중지 및 회수하고 품질을 개선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소비자원은 “국가기술표준원에는 온라인 쇼핑몰과 같은 유통매장에서 판매되는 어린이 과학교구에 대한 관리·감독 강화를 요청했다”며 “소비자도 어린이 과학교구를 살 때는 케이씨마크가 있는지 꼼꼼히 확인해달라”고 말했다.
신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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