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의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67.4%나 감소했다. 전체 매출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할인마트만 놓고 봐도 전년 대비 영업이익이 반 토막 수준에 그쳤다. 이커머스의 공세 속에서 할인행사 확대로 맞불을 놓은 대형마트가 제대로 힘을 쓰지 못한 모양새다.
이마트는 지난해 에스에스지(SSG)닷컴·이마트24·신세계조선호텔 등의 자회사 실적을 포함한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4628억2700만원)보다 67.4% 떨어진 1506억5085만원으로 집계됐다고 5일 공시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10.7% 늘어난 18조1679억5589만원이었고, 당기순이익은 53% 빠진 2238억3401만원이었다. 대형마트인 이마트만 별도로 놓고 보면, 매출은 작년보다 7.6% 늘어난 13조1548만원이었지만 영업이익은 –48.7%인 2511억원, 당기순이익은 19.6% 빠진 2911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마트는 지난해 힘겨운 한 해를 보냈다. 작년 1분기 이마트는 전년 동기에 견줘 영업이익이 반 토막 이상(51.6%) 줄었으며, 2분기에는 1993년 창사 이래 처음으로 299억원(연결기준)의 영업손실을 보기도 했다. 이베이코리아, 쿠팡 등 이커머스의 공격적인 외형 확장에 손님을 뺏겼고, 이에 맞서기 위해 내놓은 초저가 전략으로 상품 이익률이 하락한 탓이다. 남성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발간한 이마트 분석 보고서에서 “포근한 날씨에 따른 계절성 제품 판매 둔화, 소비경기 부진에 따른 손님 유인력 하락 등으로 오프라인 기존점 성장률이 부진할 것”이라며 “공격적인 판촉행사 및 초저가 상품전략 등으로 상품 마진율은 하락하고 있다”고 짚었다.
할인점 업황의 위기가 커지면서, 이마트는 지난해 강희석 전 베인앤컴퍼니 유통부문 파트너를 신임 대표이사로 영입한 뒤 체질개선을 꾀하고 있다. 강 대표는 취임 후 삐에로쇼핑, 부츠 등 수익성이 떨어지는 전문점을 정리하거나 축소하는 등 사업 구조조정에 나섰다. 이마트 관계자는 “연결기준으로는 에스에스지닷컴의 판촉비가 영업이익에 반영됐다”며 “이마트는 별도기준으로 흑자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신민정 기자
shi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