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에 미세먼지 여과 필터 삽입!’ ‘황사와 미세먼지 걱정 없는 매일매일 안전하게~’ ‘0.1㎛의 미립자/먼지/감기/꽃가루 등 99% 방어’….
광고에 이런 문구가 포함되어 있더라도 ‘KF’ 표시가 없으면 미세먼지를 제대로 거르지 못하는 마스크일 가능성이 크다. 한국소비자원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유의동 의원(바른미래당)은 11번가·지마켓·옥션 등 국내 3대 오픈마켓의 상품 소개 페이지에 황사·미세먼지 차단 등의 보건용 마스크 관련 광고 문구를 쓴 제품 35개의 황사·미세먼지 차단 성능을 조사한 결과를 4일 발표했다. 이번 조사 대상 제품은 보건용 마스크 20개, 방한대 10개(유아용 1개, 아동용 1개, 성인용 8개), 기타 보건용 또는 방한대에 포함되지 않는 1회용 마스크 5개(어린이용 1개, 성인용 4개)다.
보건용 마스크는 황사나 미세먼지 등을 차단하고 감염원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의약외품’으로서,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품목별 심사·허가를 받아야 한다. 황사나 미세먼지 차단에 쓰이는 보건용 마스크는 ‘KF’ 뒤에 숫자를 표시해 입자차단 성능(분진포집효율)을 나타낸다. 예를 들어, ‘KF 94’라고 표시되어 있으면 마스크가 미세먼지 입자를 걸러주는 비율이 94% 이상이라는 의미다. 식약처의 허가를 받은 제품만 황사, 미세먼지, 호흡기 감염원 등의 차단 효과를 표시·광고할 수 있다.
이번에 소비자원이 조사한 보건용 마스크 20개 제품은 모두 실제 분진포집효율이 95~99%로 기준에 적합한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방한대와 기타 마스크 15개 제품 가운데 미세먼지를 최소 80% 이상 거르는 최소 기준에 적합한 제품은 1개(88~90%)에 불과했다. 나머지 14개 제품은 최소 8%에서 79%까지, 평균 40% 수준으로 미세먼지 차단 효과가 최소 기준치를 충족하지 못했다. 추위를 덜어주는 방한대나 기타 마스크의 경우 ‘의약외품’이 아닌 ‘공산품’으로 분류된다.
한국소비자원이 “소비자가 보건용 마스크로 오인할 우려가 있다”고 밝힌 방한대 마스크 광고 문구들. 한국소비자원 제공
소비자원은 “조사 대상 방한대 및 기타 마스크 15개 제품 모두 ‘보건용 마스크’로 오인할 수 있는 문구를 온라인 쇼핑몰 판매 페이지에 표시해, 관련 업체에 제품 표시사항 및 표시·광고 개선을 권고했다”고 밝혔다. 소비자원은 또 “소비자는 사용 목적에 따라 알맞은 제품을 사면 된다”면서 “황사, 미세먼지, 호흡기 감염원 차단 등의 ‘보건용 마스크’가 필요한 경우에는 ‘의약외품’ 문구 및 ‘KF’ 수치 표시를 확인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밖에 소비자원은 식품의약품안전처와 국가기술표준원에 보건용 마스크 제품 포장에 마스크 크기(치수) 표시 의무화, 방한대 등 마스크 품목별 안전기준 개선 검토 등을 요청할 계획이다. 소비자원은 “마스크는 소비자들이 직접 착용해보지 못하고 사야 하는데도 현재 크기(치수) 표시에 대한 규정이 없어, 조사 대상 35개 제품 중 한글로 제품의 치수(가로·세로 길이)를 표시한 제품이 2개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또 이번 35개 제품에 대한 시험 검사 결과, 유해물질인 포름알데히드와 아릴아민은 모든 제품에서 검출되지 않았지만 방한대 2개 제품에서 형광증백제가 검출됐다. 형광증백제는 종이나 섬유를 더 하얗게 보이도록 할 때 사용하는 것으로, 눈에 자극을 주거나 아토피, 피부염 등 피부병을 유발할 수 있다. 소비자원은 “안전기준의 경우 보건용 마스크에는 아릴아민 기준이 없고, 방한대와 어린이용 일회용 마스크에는 형광증백제 기준이 없다. 특히 성인용 일회용 마스크에는 안전기준이 전혀 없어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김효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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