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 프랜차이즈 업체 1위인 비비큐(BBQ)가 치킨 가격 인상을 추진하다가 정부의 압박 등으로 계획을 사실상 철회한 가운데, 중견 프랜차이즈 업체인 ‘또봉이 통닭’이 오히려 가격을 한시적으로 내리기로 해 눈길을 끌고 있다.
또봉이F&S 관계자는 17일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오는 20일부터 치킨 가격을 5% 내외로 인하한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어 “가격 인하 기간은 4월 20일까지로 약 한 달 정도로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봉이 통닭’의 이번 가격 인하는 2012년 3월 창립 이후 처음이다.
또봉이통닭 대표 메뉴인 양념통닭은 1만1000원에서 1만450원으로 내리고, 파닭·간장마늘통닭·안심텐더는 1만2000원에서 1만1400원, 맵닭·갈비통닭은 1만3000원에서 1만2350원이 된다. 다만 일반 치킨 또봉이통닭(8900원)은 가격을 유지한다.
앞서 비비큐는 지난 10일 인건비와 임차료, 배달 앱 주문비용 신규 증가 등을 이유로 오는 20일부터 치킨값을 10% 내외로 인상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비비큐의 가격 인상 발표로 다른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들도 줄줄이 가격 인상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면서 소비자들은 큰 불만을 나타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비비큐의 가격인상 발표에 “치킨업계가 AI 등으로 혼란한 틈을 타 가격을 인상할 경우 국세청 세무조사와 공정거래위원회 조사 의뢰도 불사하겠다”고 압박했다. 결국 국민들의 비난 여론을 잠재우기 위해 정부가 칼을 빼들면서 비비큐는 가격 인상 계획을 철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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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봉이통닭은 ‘반값 치킨’으로 유명한 치킨 프랜차이즈로 2012년 영업을 시작해 현재 전국에 520여 개의 가맹점을 운영하고 있다. ‘옛날 맛 그대로 튀겨 드립니다’라는 슬로건 아래 중장년층에게는 옛날통닭에 대한 추억을 안겨주고, 젊은층에게는 합리적인 가격으로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
강민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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