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가짜 백수오’ 파문과 관련해 백수오 제품 제조사 내츄럴엔도텍이 최근 검찰로부터 무혐의 처분을 받은 것과 별개로 홈쇼핑사들은 피해를 입은 소비자들에게 전액 환불을 해줘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8일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내츄럴엔도텍에 대한 검찰의 무혐의 처분과 환불 등의 소비자 피해 구제는 본질이 다르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소비자들이 가짜 백수오 제품으로 인해 물질적·정신적 피해를 본 만큼 전액 환불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개봉 여부와 상관없이 백수오 제품 구매 내역만 있으면 전액 환불하기로 한 엔에스(NS)홈쇼핑을 제외하고, 섭취하고 남은 물량에 대해서만 환불해준다는 대다수 홈쇼핑사의 보상 방안에 대해서도 여전히 반대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검찰은 지난달 26일 “이엽우피소를 고의로 혼입했거나 혼입을 묵인했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백수오 원료 제조·공급 업체 내츄럴엔도텍의 ‘건강기능식품에 관한 법률’ 위반사건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홈쇼핑사들은 검찰 처분에도 불구하고 기존 환불 방침에는 변함이 없다는 입장이다.

강정화 한국소비자연맹 회장은 “일부 홈쇼핑사들이 백수오 제품 판매방송을 하면서 허위·과장광고를 한 자료를 모아 지난달 초에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넘겼다. 그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라고 밝혔다. 소비자단체들은 백수오 제품이 식약처로부터 ‘갱년기 여성의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음’을 의미하는 ‘생리활성등급 2등급’을 인정받았으나 홈쇼핑사들이 ‘여성 호르몬인 에스트로겐과 유사 효과가 있고 갱년기 대표 증상인 안면 홍조나 발한(땀) 증상 개선에 효능이 있음을 확인했다’는 식으로 기능성(효과)을 과장했다고 주장했다.

민우기 변호사(법무법인 태청)는 “판매사들이 허위·과대 표시 및 광고를 함으로써 소비자가 구입 의사를 결정하는 데 착오를 유발하는 등 영향을 줬다면 손해배상청구가 가능하다”며 “제조물책임법에 따라 제조사인 내츄럴엔도텍에도 손해배상청구가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법적 피해 보상이 어렵다는 다른 의견도 제기됐다. 김태민 변호사(스카이특허법률사무소)는 “식약처가 이엽우피소의 유해성이 없는 것으로 판정했기 때문에 내츄럴엔도텍과 홈쇼핑사들에 유리해졌다”며 “현 상황에선 식품위생법상 ‘표시기준 위반’이나 과장광고 여부를 따져 배상을 받는 방법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지난달 백수오 제조사 및 홈쇼핑 판매사 20여곳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던 백수오 피해자 모임 카페에선 현재 2차 소송단을 모집중이다.

김미영 기자 instyl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