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꽃피는 봄을 앞두고 결혼 준비에 설레는 연인들이 많다. 혼수 하면 여전히 예물, 가구, 냉장고 등 고가의 품목들이 주된 관심사이지만, 젊은 맞벌이 부부들을 중심으로 바쁜 일상에 긴요한 ‘실속형 주방용품’에 대한 관심이 점점 높아가고 있다. 또 유명 인사들과 협업(컬래버레이션)한 스타일이 살아있는 제품들로 신혼부부의 눈길 잡기 경쟁이 한창이다.

독일 주방용품 브랜드 ‘휘슬러코리아’는 최근 조리시간을 줄인 압력솥, 가스를 사용하지 않는 전기 쿡탑 등을 포함한 ‘2013 봄·여름 웨딩 패키지’를 출시했다. 휘슬러코리아 커뮤니케이션 담당 김소현 과장은 “건강에 대한 관심으로 바빠도 집에서 끼니를 해결하려는 신혼부부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영양소 파괴가 적은 압력솥, 전기를 사용해 주방 환경을 쾌적하게 바꾸는 쿡탑 등 인기 제품을 모았다”고 말했다.

여러 기능을 합한 ‘멀티 제품’도 실속파 부부가 고려할 만한 제품이다. 교원 정수기 ‘웰스 시리즈1’은 정수 기능에 전기포트 기능까지 겸비해 무선주전자 등을 따로 구입할 필요가 없게 한 제품이다. 크기도 기존 제품에 비해 소형으로 나와 공간도 덜 차지한다.

프라이팬 점유율 1위의 ‘테팔’은 영국의 스타 요리사 제이미 올리버와 협업한 ‘제이미 올리버 프리미엄 스텐’을 선보이며, 혼수 시장 공략에 나선다. 테팔은 “요리가 낯선 초보 주부를 겨냥한 새 제품은, 가볍지만 요리가 쉽게 눌어붙는 스테인리스 스틸 소재의 단점을 보완해 내부는 프로메탈 코팅을 적용한 점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71년 역사의 ‘행남자기’는 웨딩 시즌을 겨냥해 신진 작가와 협업한 ‘젊은 감각’의 생활 자기 제품을 내놨다. 행남자기 관계자는 “3~5월은 매출이 20~30%가량 늘 정도로 주목하는 시기”라고 말했다. 이 회사가 28일 선보인 ‘로만 홈세트’(사진)는 마이자, 신미래 두 작가와 함께 일러스트 작업을 진행한 제품으로, 동양적인 형태에 와인 빛깔을 주요 색상으로 삼은 제품이다. 공기, 대접과 오목한 찬기, 메인 디너 접시 등이 모두 포함된 21개로 41만원대다.

온라인에서도 혼수 실속 수요를 겨냥한 행사들이 꽃피기 시작했다. 인터파크는 인기 혼수 가구를 최대 61% 할인가에 제공하는 ‘웨딩가구 박람회’를 시작해 새달 21일까지 진행한다. 인터파크는 최근 한달(2월28일~3월27일) 가구 매출이 전월 동기 대비 30% 늘었으며, 가전제품 역시 28% 증가했다고 밝혔다.

권오성 기자 sage5t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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