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2012년은 패션을 비롯해 용기, 잡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컬래버레이션’(콜라보)이 활발하게 이뤄진 해였다. 컬래버레이션(collaboration)은 협업, 공동 작업 등을 뜻하는 단어로, 여러 예술가들이 함께 작업한 공동작품 등을 일컫던 말이었다. 이를 산업자본이 마케팅 언어로 가져오면서 예술가뿐만 아니라 대중 스타나 브랜드 사이의 협업을 통해 단순한 결합 이상의 가치를 창출하는 협력 활동을 일컫는 말로 확대되고 있다.

최근 인기 그룹 투피엠(2PM)과 패션 브랜드 베네통이 협업해 만든 ‘의류 앨범’이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앨범을 옷으로 출시한다’는 기존의 통념을 깨는 발상은 단순한 결합 이상의 효과를 불러왔다. 옷을 구매해 부착된 정보무늬(QR코드) 등을 스마트폰으로 읽은 뒤 전용 앱을 내려받으면, 투피엠의 6개 신곡과 아시아 투어 하이라이트 영상 등을 감상할 수 있는 방식이다. 최초 구매 인증을 거치면 지속적으로 새 콘텐츠를 사용할 수 있다. 지난해 11월15일 초판 1000장이 하루 만에 모두 팔려 나간 데 이어, 지난달 17일부터 지(G)마켓 등을 통해 온라인·해외 판매도 개시했다.

음료 용기도 컬래버레이션이 대세였다. 코카콜라는 지난달 19일 ‘코카콜라 알루미늄 컨투어 에디션’을 국내 출시했다. 매끄러운 표면에 손에 잡기 쉽도록 깔끔하게 빠진 굴곡은 용기의 미래를 보여줬다 할 만하다. 유명 디자인 시상식인 ‘펜타어워즈’에서 2008년 플래티넘 어워즈를 수상하기도 했다. 코카콜라는 “이 용기의 미국 출시를 계기로 카를 라거펠트, 장 폴 고티에 등 세계적 디자이너들이 컬래버레이션 제안을 해와 함께 작업하게 됐다”고 밝혔다.

한국야쿠르트는 야심차게 준비한 기능성 유산균 제품 ‘세븐’의 용기 디자인을 세계적 팝 일러스트레이터 산드라 이삭손에게 맡겼다. 이 회사는 “다채로운 색감을 적용해 디자인부터 눈길을 잡는 데 성공했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10월 출시한 세븐은 현재 하루 30만개가량 팔리고 있다.

스포츠 브랜드 ‘리복’과 음향기기 전문업체 ‘보스’의 컬래버레이션은 서로 다른 업종의 효과적인 협업 사례로 꼽힌다. 둘은 운동이나 야외 활동을 즐기는 사용자를 위한 ‘SIE2’ 이어폰을 선보였다. 기존 이어폰 ‘IE2’의 성능은 그대로 살리면서 리복의 노하우가 접목된 암밴드와 결합해 땀과 습기, 격한 움직임에 대응할 수 있게 만들어졌다.

권오성 기자 sage5th@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 비밀주의 관행이 낳은 쪽지예산…친박 등 여야 실세 ‘수혜’
■ 국회의원들 외유 명분 ‘아프리카에서 예산심사 연구’?
■ “국정원 여직원 댓글 전문 확보”
■ 새해 시행 ‘카페인 함량 표시제’ 사용설명서
■ 아기 주민등록증도 만들어 드립니다
■ 이해인 수녀 “암보다 무서운 게…”
■ 총성없는 전쟁…사흘만에 4400만 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