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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쇼핑·소비자

찬바람에 내복생각…이참에 장만할까

등록 2012-10-25 18:48

쌀쌀한 날씨가 이어지자 내복과 극세사 옷 등 방한 의류를 준비하려는 시민들이 지난 24일 오전 서울 중구 신당동 신평화상가를 찾아 제품을 둘러보고 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쌀쌀한 날씨가 이어지자 내복과 극세사 옷 등 방한 의류를 준비하려는 시민들이 지난 24일 오전 서울 중구 신당동 신평화상가를 찾아 제품을 둘러보고 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갑자기 떨어진 기온에
동대문 도매시장 활기
상인들 “요즘 물량 달려”
난방비 절약 수요 겹쳐
11월부턴 본격시즌 돌입
지난 24일 오전, 박원식(57) 사장은 서울 동대문시장의 신평화 패션타운 앞 청계천로 길가에 쌓인 내복 박스를 나르느라 분주했다. 이 패션타운 안의 내복 도매점 ‘신안상회’를 운영하는 박 사장은 “보통 하루 40~50박스, 많게는 70박스까지 나가는데 요즘은 물량이 달린다”며 웃었다.

신안상회와 같은 동대문의 각종 의류 도매점들은 전국의 소매점과 전통시장 등에 물량을 공급하는 구실을 하는 ‘유통의 중추’다. 동대문 시장에는 내복 도매점만 약 200개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박 사장은 “요즘은 밤 11~12시쯤 되면 물건을 떼 가려는 전국의 소매상들이 몰려와 도로가 마비될 지경”이라고 말했다.

이번주 들어 기온이 갑자기 뚝 떨어지면서 내복 시장이 활기를 띠고 있다. 특히 올해는 불황에다 에너지 절약 움직임이 겹치면서 어느 때보다 기대감이 크다. 기상청은 23일 발표한 올겨울 기상 전망에서 “11월 중순부터 기온이 큰 폭으로 떨어져 겨울 추위가 일찍 찾아올 것으로 예상되고, 1월에는 기록적인 한파가 찾아올 수도 있다”고 예보했다. 올여름과 마찬가지로 겨울에도 전력수급 비상이 예상되면서 정부의 ‘내복입기 운동’도 수요 증가에 한몫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복은 고유가와 얇아진 지갑에 서민층이 방한 대안으로 찾기 쉬운 대표적 불황형 인기 품목 가운데 하나다.

아버지를 도와 상회를 운영하고 있는 박상은(34)씨는 “가스비와 전기값 등 난방비를 아끼려는 수요에 더해 요즘은 등산, 야외활동 인구가 늘면서 기능성 내복을 찾는 이들까지 겹쳐 내복 수요가 증가세”라고 말했다. 내복과 더불어 양말, 스타킹 등 각종 품목 도매점이 집적돼 있는 패션타운 안에 자리한 신안상회에는 6평 남짓한 공간에 내복들이 빼곡히 차 있었다. 박씨는 “최근 매출 동향을 보면 지난해에 비해 20~30%가량 늘었다”고 말했다.

10월은 일반 소비자에게 내복을 찾기에 다소 이른 시기이지만, 도매점은 지금이 한창이다. 동대문과 남대문 시장 등에 대한 물량 공급을 관리하는 정봉기 쌍방울 중앙지점 팀장은 “제조사가 한여름에 생산을 끝내고 8월 말까지 총판매점 공급 준비를 마쳐야 총판점이 9~10월 소매점 주문을 맞출 수 있다”고 말했다. 박 사장은 “11월에는 본격적인 판매와 함께 한푼이라도 아끼려는 일반 소비자까지 찾아 매장이 활기를 띤다”고 덧붙였다.

마트 등 대형 유통점들도 예년보다 일주일가량 앞당겨 매장에 내복을 갖추는 등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불황에 의류 제품군 매출이 전반적으로 신통찮은 가운데 내복이 만회에 한몫해주길 기대하는 분위기다. 10월 첫째 주부터 전 매장에 내복 상품 전개를 시작한 이마트는 “이달 12~21일까지 내복 판매량이 지난해 동기간 대비 12.8% 늘었다”고 밝혔다. 롯데마트는 2009년 대비 지난해 내복 매출이 1.5배 이상 신장했다. 두 업체는 모두 지난해 대비 30~40%가량 저렴한 제품들을 내놓으며 내복 수요를 잡기 위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마트 언더웨어팀 박맑음 구매담당자는 “올겨울에는 지난해에 이어 몸매를 살리는 형태의 겉옷이 유행하면서 맵시를 살릴 수 있는 얇은 소재의 발열기능 언더웨어를 중심으로 내복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동대문 시장에서도 발열과 몸매 보정 등의 기능성 내복이 트렌드이지만, 기존의 두툼한 ‘보온메리’도 여전히 강세를 보인다. 박 사장은 “어르신들에게는 얇은 내복은 ‘입어도 춥다’는 인식이 있기 때문에 두꺼운 삼중보온 내복 등이 여전히 주종을 이룬다”고 말했다.

국내 수요는 지금이 한창이지만 요즘 동대문 도매 시장은 내복 장사의 철이 따로 없다고 한다. 한류 등에 힘입어 동대문을 찾는 외국인의 주문이 꾸준히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오전에도 미국에서 온 구매상이 127만원어치의 내복을 사가기도 했다. 아들 상은씨는 “여름철에는 호주 등 남반구 지역의 구매상이 찾기도 하고 시기에 상관없이 중국, 미국, 러시아의 손님들도 오기 때문에 늘 꾸준한 수요가 있는 편”이라고 말했다.

권오성 기자 sage5t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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