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이마트 지수’ 살펴보니
새옷 안 사고·집 안 고치고·비싼 술 끊고
불황시대 ‘소비의 법칙’
새옷 안 사고·집 안 고치고·비싼 술 끊고
불황시대 ‘소비의 법칙’
직장인 배유정(27·여)씨는 이달 장만하려 했던 겨울옷 구매를 결국 포기했다. 서울에서 자취 6년째인 배씨는 “구매를 멈추기 힘든 화장품비와 오른 생활비 등을 빼면 여윳돈이 빠듯하다”며 “미루거나 안 살 수 있는 의류비 지출을 줄이는 편”이라고 말했다.
회사원 박아무개(40)씨는 요즘 주로 마시는 주종을 양주에서 소주와 맥주로 바꿨다. 박씨는 “이런 경기에 비용도 부담이지만 가벼운 술로 적당히 마시는 분위기 탓에 독주는 멀리한다”고 말했다.
불황 시대 소비 규모가 전체적으로 줄어드는 가운데 품목에 따라 한파를 느끼는 온도차가 커지고 있다. 입거나 집을 꾸미거나, 마시는 데 쓰는 지출 등 비교적 씀씀이 조절이 쉬운 분야의 매출 감소가 특히 눈에 띄게 두드러진다.
이마트가 22일 밝힌 3분기 ‘이마트 지수’를 보면 의, 식, 주, 문화생활 등 네 분야 가운데 의류 제품의 소비를 뜻하는 ‘의생활 지수’가 92.4로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마트 지수는 이 회사가 판매하는 476개 상품군의 분기별 소비량 변화를 분석해 내는 수치로 100보다 높으면 지난해 동기 대비 매출 호전, 낮으면 악화를 뜻한다. 3분기 전체 지수도 96.1을 기록해, 미국발 금융위기의 타격에서 벗어난 2010년 이후 최저치를 보였다.
집을 가꾸는 데 쓰이는 품목인 가구, 가전, 주방용품 등을 분석한 ‘주생활 지수’도 94.6으로 떨어졌다. 이는 ‘식생활 지수’ 97.5는 물론이고 ‘문화생활 지수’ 95.2보다도 낮은 수치다. 신세계 유통산업연구소 김민 부장은 “7~8월 휴가철과 추석 명절 등에도 불구하고 올 3분기는 수치가 예상보다 낮았다”며 “불황에 가장 영향을 받는 패션 관련 상품과 부동산 경기 침체로 인한 생활 관련 상품 소비가 가장 많이 감소한 것으로 분석됐다”고 말했다.
주류업계도 경기의 온도차가 나타나고 있다. 대표적 고급술인 위스키 판매 감소가 더욱 두드러진 반면 소주 등 서민 주류는 증가세다. 업계 자체 추산을 보면 7~9월 국내 위스키 판매량은 51만7912상자(500㎖들이 18병 기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4% 감소했다. 상반기의 위스키 판매량 감소율 10.1%보다 더 악화했다. 반면 소주 소비는 늘어 한국주류산업협회가 집계한 올 1~7월 소주 출고량은 약 1억175만상자(360㎖들이 20병 기준)로 지난해에 비해 2.9% 늘었다. 맥주 출고량 역시 2.7% 늘었다. 주류업계 한 관계자는 “경기침체로 고가의 양주 소비가 줄어든데다 양주 대신에 소주를 섞어 마시는 폭탄주 문화의 변화도 반영된 결과”라고 말했다.
권오성 기자 sage5t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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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동부 연안 지역이 생산기지에서 소비시장으로 빠르게 탈바꿈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 7월 동부의 ‘명품 소비 도시’ 항저우의 대형 백화점에서 중국 소비자들이 해외 고가 화장품 매장들을 지나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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