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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쇼핑·소비자

유통폭리 없앤 ‘배달 쇠고기’
“농가소득 올리고 가격 내리고”

등록 2012-08-06 20:57

‘한비프’ 이준하 대표
‘한비프’ 이준하 대표
‘한비프’ 이준하 대표
축협 직배송…소매가 30% 저렴
“무항생제…이유식용으로 인기”
우유와 신문을 집에서 배달받듯이 쇠고기를 산지에서 집으로 직접 연결해주는 ‘청년 벤처기업’이 있어 관심이 모이고 있다. 이준하(32·사진) 대표가 “유통 과정을 혁신해 한우 농가의 소득을 높이고 가정은 싼 값에 살 수 있게 하겠다”는 포부로 창업한 기업 ‘한비프’다.

한비프는 한우 농가의 무항생제 쇠고기를 한번에 요리할 수 있는 양(200g 단위)만큼 진공·냉장 포장해 가정 등에 직접 배달하는 형태의 유통업체다. 보통 쇠고기는 공판장, 가공장, 도·소매상 등 7~8 단계를 거쳐 유통되는데 한비프는 전북 축산협동조합에 의뢰해 쇠고기를 도축·가공한 뒤 바로 배송하기 때문에 그만큼 소매 가격이 떨어진다. 지난 6월 말 기준으로 1+ 등급 한우 안심 부위 200g 소매 가격을 보면, 롯데백화점 2만7600원, 신세계백화점 2만5600원 등인데 비해, 한비프 가격은 2만250원으로 시중 백화점에 비해 최대 30% 가량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대표는 “좋은 직장을 쫓아 정해진 방식대로 살아가는 삶에 매력을 느끼지 못해 창업의 길로 뛰어들었다”고 말했다. 대학에서 심리학·경영학을 전공하고 2006년 졸업해 먼저 경험을 쌓고자 외국계 컨설팅 기업과 사모펀드 등에서 일했다. 2009년 9월 주위의 만류를 뿌리치고 친구 1명과 ‘이시스’라는 벤처 투자회사를 차렸다. 한비프는 이시스를 통해 이 대표가 창업한 세번째 회사로 현재 3명의 직원이 함께 하고 있다.

이 대표가 쇠고기에 착안한 이유는 올해 초 ‘소값 파동’이었다. “오래된 산업인데도 사료값 상승에 한우 농가들이 쉽게 흔들리는 것을 보고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죠. 2개월 동안 현장을 다니며 보니 중간상과 대형 유통사들이 취하는 폭리가 문제였습니다.” ‘쇠고기를 배달해 먹겠냐’는 회의적인 시각도 있었지만, 석달 가량 시범 운영을 해보며 가능성을 봤다고 한다. “아기를 키우는 가정의 이유식용 쇠고기 수요와 초등학생 등을 둔 가정에서 주기적인 소비가 있더군요.”

지난 달 23일 누리집 문을 열고 본격 가동한 2주 동안 약 2000만원 가량의 매출을 올렸다. 40여 가정과 초밥 전문점 등 3곳의 음식점에 납품하고 있다. 이 대표는 “아직 초반이라 가늠은 이르지만 가입한 가정에서 주변에 소개해 가입하는 이들이 늘고 있고, 아파트 단지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서 입소문 마케팅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한비프를 한우 농가들의 생산조합과 같은 구실을 하는 기업으로 키우면서, 동시에 이시스가 다양한 벤처기업들의 요람 역할을 하도록 성장시키는 것이 목표다.

권오성 기자 sage5t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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