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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연구원들 ‘음주근무는 내운명’

등록 2009-12-14 18:41수정 2009-12-15 13:31

국순당 술 연구소 김지윤 연구원이 전통주 복원을 위해 연구중인 술의 맛을 음미하고 있다.  국순당 제공
국순당 술 연구소 김지윤 연구원이 전통주 복원을 위해 연구중인 술의 맛을 음미하고 있다. 국순당 제공
[한겨레특집|우리술] 전통주 살리는 사람들
민간연구소선 대부분 직접 감별
정부연구소선 기계가 진위 판별
술을 연구하는 사람들은 매일 술을 마신다? 반은 오답이고, 반은 정답이다.

국내에서 술을 연구하는 곳은 정부 기관인 국세청 기술연구소, 한국식품연구원 우리술연구센터와 민간분야의 국순당연구소, 한국전통주연구소, 대학 부설 연구소 등이 있다.

올해로 창립 100년을 맞은 국세청 기술연구소의 연구원들은 술을 거의 입에 대지 않는다. 주된 임무가 술에 ‘위해 요소’가 있는지를 확인하거나 정품 여부를 점검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술을 마시는 구실은 기계가 대신한다. ‘전기코’라 이르는 기계는 위스키나 전통주 등의 향을 정확히 데이터로 기억해 표본으로 들어온 술의 진위를 파악한다. 김형식 국세청 기술연구소 기술지원과장은 “과거와는 달리 최신기기들이 도입돼 연구원들이 술을 마시는 일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단속을 위한 점검 외에도 기술연구소는 막걸리 표준 제조법을 알리거나 쌀맥주를 개발하는 등 술의 산업화에도 힘쓰고 있다.

반면 한국식품연구원의 우리술연구센터는 좀더 맛있는 술을 개발하기 위해 사람의 감각을 빌릴 수밖에 없다. 안병학 센터장은 “좀더 맛있는 술을 개발하기 위해 효모와 누룩을 연구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전통주 복원은 물론 현대화까지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연구원들은 술에 대한 평가를 기계에만 맡길 수 없다. 직접 음미해야만 더 나은 이유를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민간연구소의 연구원들도 자주 술을 마셔야만 한다. 국순당연구소에 올해 입사한 박재승 연구원은 술맛을 보다가 취하기 일쑤였다. 출근하자마자 아침부터 5~6종의 술을 마시는 그는 소량의 시험용 술을 계속 마시다 만취하기도 했다. 그제야 선배들이 좁고 길쭉한 잔에 술을 약간 따라 잔을 가볍게 흔들어 향을 맡은 뒤 술을 한 모금 입에 머금고 입안에서 돌려 다시 뱉는 이유를 알게 됐다. 국순당연구소의 연구원들은 향과 맛을 보고 원료를 파악할 정도로 숙달돼 있다. 올해 10년차인 권희숙 선임연구원은 “3년차 정도 되자 백세주에 들어 있는 12가지 약재의 맛과 향을 구분해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국전통주연구소 역시 연구원들이 전통주를 연구하며 술을 음미하고 있다. 연구소 관계자는 “연구소에서 4명이 매일 술을 음미하며 전통주를 개발하고 있다”며 “연구원들은 따로 일반인을 위한 강의를 열고 있다”고 말했다.

막걸리 열풍에 힘입어 대학교에도 술 연구소가 생겨나고 있다. 부산 신라대학교는 올해 막걸리세계화연구소를 열었다. 이곳에서는 과학적으로 막걸리의 발효기술과 저장기술을 연구해 세계적인 브랜드의 막걸리를 만들겠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막걸리로 유명한 고려대는 충남 연기 세종캠퍼스에 들어선 건강바이오식품사업단을 통해 자체 브랜드인 ‘고대 막걸리’를 출시할 계획이다.

이정훈 기자 ljh924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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