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특집|우리술] 기죽은 서양술 ‘권토중래’
수집가·재력가들 한정판 구매
외국선 시세차익 노린 투자도
수집가·재력가들 한정판 구매
외국선 시세차익 노린 투자도
위스키가 불황을 타고 있지만 한 잔에 1000만원을 훌쩍 넘기는 비싼 몸값의 위스키를 찾는 이들도 있다. 위스키 업계는 브랜드 가치를 프리미엄급으로 높이고 유지하기 위해 눈이 휘둥그레질 만큼 값비싼 한정판 술들을 선보이고 있다.
디아지오코리아 ‘윈저’는 지난 10월부터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술병을 다이아몬드와 18케이(K) 금으로 장식한 스카치 위스키 ‘윈저 다이아몬드 주빌리’를 공개 전시하고 있다. 50년산 이상의 원액을 블렌딩한 이 위스키는 판매가가 3억원으로 한 잔을 마시면 1700만원을 꿀꺽 삼키는 셈이다.
180여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스코틀랜드의 고급 위스키 브랜드 ‘맥캘란’은 ‘리미티드 에디션 맥캘란 라리끄 3 최상의 컷’을 이달 들어 출시했다. 1949~52년산 원액을 쓰고 크리스털로 병을 만들어 가격이 한 병당 1900만원에 이른다. 전세계적으로 400병 한정 생산됐으며 우리나라에는 10병이 순차적으로 들어온다. 벌써 5병이 팔린 상태다.
코냑 명가 ‘레미마틴’이 만든 ‘루이 13세 레어 캐스크 43.8 리미티드 에디션’ 4병도 지난달 국내에 선보였다. 양주 수입업체인 맥시엄코리아는 전세계적으로 786병만 생산된 이 술 4병을 국내에 들여와 신세계백화점과 롯데백화점에서 한 병당 2000만원에 내놓았다. 오크통에서 100년 동안 숙성된 포도 증류 원액으로 만든 이 제품은 알코올 도수가 일반 코냑보다 강한 43.8도이며, 과일 향과 겹겹이 펼쳐지는 250여 가지 맛을 자랑한다.
초고가 술들은 주로 한정판 위스키를 사모으는 수집가나 재력가들에게 돌아간다. 당장 팔리지 않는다 해도 희귀 수집품으로서 시간이 지날수록 가격이 올라가는 특성을 지녀 생산 회사가 손해를 보는 일은 드물다. 외국에서는 경매 활성화로 시세 차익을 노린 투자 개념으로 한정판 위스키를 사모으는 이들도 있다. 50년산 맥캘란 라리끄 시리즈 일부는 2005년 900만원의 가격이 책정됐지만 지금은 1500만원 안팎으로 거래된다고 맥캘란 쪽은 설명했다.
정세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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