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및 백화점 매출 증감율 추이
대형마트 10월 매출액 -0.7%…백화점 두달째 정체
가전·문화·의류 대폭 줄어…“이사·결혼에도 소비감소”
가전·문화·의류 대폭 줄어…“이사·결혼에도 소비감소”
실물경기 침체에 따른 소비위축이 비생필품 부분에서 확연히 드러나고 있다.
지식경제부가 17일 발표한 10월 주요 유통업체 매출동향을 보면, 대형마트 3사(이마트, 롯데마트, 삼성테스코)의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0.7% 줄었다. 지난 9월에도 9.2% 감소한 바 있다. 올 한해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이던 백화점 3사(신세계, 롯데, 현대백화점)의 매출액도 두달 연속(9월 0.3% 감소, 10월 0.0%) 정체상태를 나타냈다.
대형마트 매출액은 지난 7월 2.1%, 8월 1.1% 증가했지만 이는 작년 같은 달 2.3%, 1.7% 감소한 데 따른 기저효과가 컸다. 특히 지난해 10월 대형마트 매출이 12.0%나 급감해 기저효과가 컸음에도 올 10월 매출액이 감소한 것은 내수부진이 뚜렷해졌음을 반증한다.
상품군별 매출액을 보면, 식품(4.0%)과 가정·생활(1.3%) 부문 외에 가전·문화(-13.9%)의 매출 감소가 두드러진다. 의류, 잡화, 스포츠 제품도 각각 -6.1%, -5%, -3.6% 등을 기록했다. 당장 소비를 줄이기 어려운 먹거리, 세제·휴지·욕실용품과 같은 생필품 소비는 줄이지 않았지만, 텔레비전 등 대형가전이나 의류·스포츠 용품 등 내구재 소비를 크게 줄였다는 뜻이다.
한 유통업체 관계자는 “실물경기 침체 여파가 전반적인 소비위축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보긴 아직 이르다”면서도 “불황에도 생필품 소비는 쉽게 줄일 수 없기 때문에 매출액 변동이 크지 않지만, 가을철 이사·결혼 시즌에도 불구하고 대형가전·가구 등의 제품 소비가 크게 준 건 최근 경제상황이 어느 정도 작용한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백화점 쪽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아, 여성정장(-12.0%)과 남성의류(-10.4%)가 두자릿수의 감소율을 기록했고 가정용품도 8.4% 줄었다. 반면 명품매출은 32.1% 급증해 최근 6개월 가운데 5개월 동안 30%대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명품 매출이 증가한 것은 환율 상승에 따른 가격 경쟁력 확보와 해외소비 감소, 매장 확대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대형마트와 백화점의 1건당 구매단가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백화점은 7만6203원으로 0.5% 감소한 반면에 대형마트는 4만3049원으로 1.4% 증가했다.
이재명 기자 miso@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