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치 ‘풍년’, 고등어 ‘흉년’
지구온난화, 고유가 등의 영향으로 고급생선으로 꼽혀온 갈치와‘국민생선’고등어의 값이 같아졌다.
11일 이마트 자료를 보면, 생물 갈치 가격(큰상자 정상 판매가격 기준)은 지난해 8월 5400원에서 현재 3500원 수준으로 35% 하락한 반면에 고등어는 지난해 2700원에서 3500원 수준으로 30% 올랐다. 지난해는 갈치가 두배 비쌌지만 현재는 같은 수준이 된 것이다.
이마트 쪽은 “남해 제주 연근해 지역의 수온이 지난해보다 평균 1~1.5도 높아져 갈치의 어장형성이 빨라졌고 태풍의 영향도 받지 않아 사상 유례없는 ‘갈치풍년’이 계속되고 있다”며 갈치값 하락 배경을 설명했다. 남해안 제주 연근해 지역의 최고수온은 지난해 7월 섭씨 26도에서 올해 27.5도로, 지난해 8월 28도에서 올해 29.2도로 올라갔다. 갈치가격은 지난 6월 4600원, 7월 3600원으로 꾸준히 하락세다.
반면 고등어 가격은 6월 3000원, 7월 3500원으로 계속 강세다. 이마트는 “고등어는 최근 3년간 어획량이 해마다 20% 이상 감소 추세고, 갈치에 비해 더 먼 바다로 나가야 하기 때문에 기름값 부담이 높아 어선 출항이 크게 줄어들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이마트 1~7월 갈치 매출은 지난해 대비 16.9% 증가했으며 선어 매출 중 차지하는 비중도 12%로 지난해보다 1% 올랐다. 고등어 매출액은 가격 상승으로 4.2% 늘었지만 비중은 7%로 지난해보다 1% 떨어졌다. 윤종경 이마트 선어 담당 바이어는 “가격이 비슷해졌다 해도 갈치는 구매하기에 저렴하다는 느낌이고 고등어는 비싸다는 체감효과가 크다”며 “같은 값이면 갈치를 사는 고객들이 많아지는 추세”라고 전했다.
안선희 기자 s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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