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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쇼핑·소비자

매출 비상 유통업체 명품·PB가 ‘비상구’

등록 2008-05-12 22:49

‘명품 호황’ 백화점 웃고 할인점은 PB 주력
물가 상승세가 계속되고 경기 둔화까지 뚜렷해지면서 소비 위축이 본격화되고 있다. 유통업체들도 매출 감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여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고소득층이 주요 타깃인 백화점업계는 명품매장 확대 등 고급화 전략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할인점업계는 고물가 시대를 마진이 높은 자체브랜드 상품(PB)을 확대할 기회로 여기고 있다. 내수 부진의 타격을 가장 많이 받는 쪽은 결국 서민들이 이용하는 재래시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백화점업계는 올해 들어 상당한 호황을 누리고 있다. 롯데백화점의 지난 1분기 매출 증가율은 8.5%, 4월은 6.7%였다. 현대백화점은 1분기에 6.5%, 4월에 5% 증가했다. 신세계는 1분기 11.7%(죽전점 제외), 4월 19.7%의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명품 부문을 보면 경기 둔화라는 말이 무색해진다. 4월 명품 매출은 전년 대비 롯데백화점 28.7%, 현대 23%, 신세계 44.4% 증가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명품매장이 효자”라며 “앞으로도 고급화 전략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압구정 본점의 명품매장을 확대한 데 이어 올해는 신촌점 리뉴얼을 진행 중이다. 리뉴얼이 끝나면 명품 브랜드가 5~10개 더 입점된다.

할인점은 백화점보다 매출 둔화세가 조금 더 뚜렷하다. 이마트 매출 증가율은 3월 7.1%에서 4월 4%로, 홈플러스는 4.5%에서 2.9%로, 롯데마트는 7.1%에서 2.5%로 감소했다.

대형마트들은 일제히 피비상품 확대를 올해 핵심 전략으로 내세우고 있다. 서정연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는 “피비상품은 일반상품보다 마진이 7~10% 정도 더 높다”며 “피비상품 비중이 높을수록 대형마트는 이익”이라고 말했다.

이마트의 피비상품 비중은 지난해 말 11%에서 올해 4월 말 20%까지 늘어났다. 같은 기간 홈플러스는 20%에서 22%로, 롯데마트는 13%에서 14%로 확대된 상태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애초 올해 피비 매출 구성비 목표가 15%였지만 17%로 상향 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내수 위축은 유통업계 전체에 악재지만, 그 정도는 업태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서정연 애널리스트는 “백화점의 고객층은 경기 영향을 덜 받는 고소득층이고, 대형마트는 저렴한 상품으로 재래시장 몫을 가져갈 것이기 때문에 실적이 크게 나빠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종렬 교보증권 애널리스트는 “2분기부터는 유통업체들의 실적이 둔화될 수밖에 없다”며 “하지만 경기침체는 소득계층별로 끼치는 영향이 다르기 때문에 재래시장 등 생계형 유통업체들이 타격을 더 입게 된다”고 말했다.

백화점, 할인점, 홈쇼핑 등 ‘기업형 소매유통업체’를 제외한 재래시장, 동네슈퍼 등 ‘비기업형 소매유통 업체’는 아직도 전체 소매유통의 55%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안선희 기자 s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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